전쟁 공포에도 금·은 동반 하락 역설…달러 인덱스 99 돌파에 유동성 ‘블랙홀’
CME 증거금 36% 인상 직격탄…레버리지 청산 물량이 시장 하방 압력 가중
태양광·AI 산업 수요는 ‘여전’…전문가 “장기 펀더멘털 아닌 단기 유동성 발작”
CME 증거금 36% 인상 직격탄…레버리지 청산 물량이 시장 하방 압력 가중
태양광·AI 산업 수요는 ‘여전’…전문가 “장기 펀더멘털 아닌 단기 유동성 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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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전쟁보다 무서운 ‘강달러’…금·은 동반 약세의 본질
CNBC 인도네시아와 레피니티브(Refinitiv)의 12일(현지시간) 보도 및 시장 데이터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귀금속 시장의 흐름은 예상과 전혀 딴판이다. 전쟁 직후 금값은 트로이 온스당 5100달러(약 759만 원)선을 위협받으며 약 2.05% 하락했다. 12일 14시 33분 기준 금 가격은 5169.07달러(약 769만 4600원)로 전날보다 0.12%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기현상의 배경에는 ‘현금왕’ 달러의 귀환이 있다. 전쟁 직후 달러 인덱스가 99선을 돌파하며 사실상 모든 자산의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전쟁 공포보다 미 국채 수익률 4%대 유지가 투자자들에게 더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자가 없는 귀금속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안전자산 내에서도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CME 증거금 36% 인상의 나비효과…은(銀)만 유독 터진 이유
은값이 유독 처참하게 무너진 것은 단순한 심리적 요인을 넘어선 금융 규제의 영향이 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은 선물 계약 증거금을 36% 전격 인상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하던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는 ‘매도 폭탄’이 터졌기 때문이다.
은은 금과 달리 전체 수요의 50~60%가 태양광 패널이나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산업용으로 쓰인다. 증권가에서는 “은은 귀금속의 외피를 쓴 산업재”라며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와 유동성 회수가 맞물릴 때 금보다 훨씬 민감하게 하방 압력을 받는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 시기 백금과 구리 등 주요 산업용 금속들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단기 발작인가, 추세의 붕괴인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은의 장기 펀더멘털(기초 체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가치 훼손’이 아닌 ‘유동성 쇼크’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올해 초 은값이 온스당 90달러(약 13만 4000원)에 육박하며 과열됐던 만큼,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을 핑계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태양광 에너지 전환과 AI 서버 증설에 필요한 은의 물리적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 따라서 현재의 ‘털썩’ 주저앉은 가격은 투기 세력의 퇴장과 실질 수요층의 재진입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은 시장이 CME의 추가 규제 여부와 달러 향방에 따라 금보다 훨씬 거친 파고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