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기술기업부터 산둥 농기계 업체까지 이란 프로젝트 ‘올스톱’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유가·물류비 폭등… 생산기지 ‘이집트’ 이전 등 우회로 모색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유가·물류비 폭등… 생산기지 ‘이집트’ 이전 등 우회로 모색
이미지 확대보기현지 고객과의 연락이 두절되고 결제가 중단되는 등 사업 현장이 마비되면서, 일대일로(BRI)의 주요 거점이었던 이란이 중국 민간 기업들에 ‘진입 금지 구역’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과 저장성 등 중국 주요 수출 거점의 사업가들은 이란발 지정학적 쇼크가 가져온 현장의 혼란을 전했다.
◇ 계약금 받았는데 ‘먹통’… 멈춰버린 선전의 기술 프로젝트
선전에 본사를 둔 한 기술 기업 임원 데이비드 셰이는 최근 500만 위안(약 73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던 이란 무역 대표단과 연락이 끊겼다.
그는 “이미 보증금을 받았고 공장에서 제작 준비까지 마쳤지만, 상대측에서 메시지에 전혀 응답이 없다”며 “프로젝트가 연기된 것인지, 아니면 정권 교체 위기 속에 아예 취소된 것인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둥성의 농기계 제조업체 예노 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란 시장이 전체 수출의 5%를 차지하지만, 그는 올해 주문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얀은 “이란이 전쟁의 여파에서 회복하는 데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이제 이란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유럽이나 남미 같은 안정적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 유가 폭등에 원가 압박… “중국산 가격 우위 무너질 것”
투입 비용이 상승하면 중국 특유의 제조 비용 우위가 약화되어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 리스크도 심각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기존 항로가 위험해지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 기지 자체를 옮기는 ‘플랜 B’를 가동하고 있다.
스티브 시에는 이미 지난해 생산 능력을 이집트로 이전했다. 그는 “이집트에서 제품을 만들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도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에 공급할 수 있고,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바로 나갈 수 있어 물류적 유연성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 ‘신뢰할 수 있는 허브’ 홍콩의 재발견…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
이란 내 정국 혼란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그동안 두바이(UAE) 등 중동 허브를 이용해 시장을 개척하던 기업들도 전략을 재고하고 있다.
중동과 홍콩에 동시 투자하고 있는 IHDpay 그룹의 장춘위안 회장은 “중동의 장기적인 정치·사회적 불안정은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와 국경 간 거래를 위해 더 안전한 위치로 이동하게 만들 것”이라며, 홍콩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4~5주간의 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민간 기업들의 이란 진출은 당분간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저장성의 한 사업가는 “이미 높은 관세와 장벽으로 어려웠던 이란 시장은 이제 중국 민간 기업에 ‘출입 금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동 리스크 관리와 우회로 확보
중국 수출업계가 겪는 혼란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에너지 수급 및 물류 전략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등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거점에 물류 및 생산 기지를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유가 폭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공정 개선이 시급하다.
중동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인도, 동유럽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체 시장으로의 수출 비중을 선제적으로 조절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