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진압 사망자 7000명 상회, "진짜 적은 공화국" 내부 분노 임계점
트럼프, 제네바 협상 앞두고 항모 추가 파견… '최후통첩'식 강공 모드
경제 파탄에 민심 이반 가속화, 지도부 '체제 존립' 건 위태로운 도박
트럼프, 제네바 협상 앞두고 항모 추가 파견… '최후통첩'식 강공 모드
경제 파탄에 민심 이반 가속화, 지도부 '체제 존립' 건 위태로운 도박
이미지 확대보기내부 학살 실태 드러나며 민심 폭발… "국가적 트라우마 심화"
이란 사회는 현재 깊은 충격과 분노에 빠져 있다. 인권활동가통신(HRAN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이는 7000명이 넘으며, 이 중 6500명 이상이 시위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차단이 부분적으로 해제되면서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정권에 대한 적대감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보안군의 잔인한 진압 방식이 공분을 사고 있다. 카스피해 연안 라슈트 출신의 한 여성(45)은 "보안군이 학교에 들이닥쳐 시위 도중 발사된 산탄총 상처를 확인하겠다며 여학생들을 발가벗기고 몸수색을 했다"며 "일부 학생은 스트레스로 실신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수도 테헤란과 지방 곳곳에서는 밤마다 창밖으로 "하메네이(최고지도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으며, 장례식장에서도 정권 비판 목소리가 가감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제 상황 역시 최악이다. 한 테헤란 상인은 "물가가 매일 치솟고 미국의 공격 위협까지 더해져 아무도 돈을 쓰려 하지 않는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정부가 시위 가담자를 '테러리스트'로 몰아 수만 명을 체포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공포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레짐 체인지' 압박과 이란의 궁지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동 지역에 두 번째 항공모함 강습단을 추가 파견하며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가 이란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공격을 피하고 싶다면 "우리가 처음에 원했던 조건으로 합의하라"며 굴욕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이번 협상의 성패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며 수석 협상가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를 제네바로 급파했다. 반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 희석 제안 등을 언급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이나 역내 무장단체 지원 중단을 요구할 경우 타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버트 말리 전 미국 이란 특사는 "약화된 이란 정권은 생존을 위해 마지막 억지력인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권이 취약해질수록 대외적 양보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생존 위해 '무자비함' 선택한 테헤란의 위험한 도박
알렉스 바탄카 미 중동연구소(MEI) 선임연구원은 이란 정부가 압도적인 무력을 사용한 배경에 대해 "국제적 평판보다 체제 생존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는 사회에 공포를 심어 미래의 불만을 차단하려 하지만, 이러한 무자비함이 오히려 협상 테이블에서 지도부의 입지를 좁히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가족을 만나 "국가 책임자로서 잠을 이룰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실질적인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개혁파 인사인 아자르 만수리 이란 개혁전선 의장이 체포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나는 등 정치적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반면 일부 시위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진짜 적은 이슬람 공화국"이라며 "외세의 공격이 차라리 우리를 해방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 이란 국민들이 외세의 개입에 극도로 거부감을 가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네바 핵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 내부의 혼란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맞물리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