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적신호, 네트로닉스 "메모리 부족·단가 상승, 2026년 가전 출하량 발목 잡을 것"
수익성 비상, 원가 부담에 소매가 인상 압박 고조… 스마트폰·PC 시장 전이 가능성
사업 다각화, 흑백서 컬러로 세대교체 가속, 55인치 대형 '전자종이 광고판' 승부수
수익성 비상, 원가 부담에 소매가 인상 압박 고조… 스마트폰·PC 시장 전이 가능성
사업 다각화, 흑백서 컬러로 세대교체 가속, 55인치 대형 '전자종이 광고판'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책 위탁설계생산(ODM) 기업인 네트로닉스(Netronix)는 메모리 칩 부족과 가격 상승 여파가 전자책을 넘어 스마트폰, PC, 노트북, TV 등 가전 전반의 출하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쉰영루(Hsin-yung Lu) 네트로닉스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소매가 인상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메모리 확보 전쟁 속 단가 급등… 가격 전가 한계치 도달
네트로닉스는 고객사들이 지금까지 상승한 메모리 비용을 흡수해 왔으나, 공급망 긴장이 이어질 경우 전자책 소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쉰 사장은 "단순한 가격 변동보다 더 큰 문제는 수급 불안정과 가격 널뛰기가 심한 상황에서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네트로닉스는 오랜 협력 관계를 통해 현재까지는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전자책 출하량은 전년 대비 5~10% 성장에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 85억2300만 대만달러(약 3900억 원)와 15%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다소 보수적인 전망이다. 실제 올해 1월 매출은 7억7500만 대만달러(약 350억 원)로 전월보다는 3.86% 줄었다. 전년 동월보다는 64.92% 급증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메모리 변수가 향후 실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흑백은 '견고' 컬러는 '급증'… 시장 재편 가속
메모리 위기 속에서도 네트로닉스는 디스플레이 세대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 중심이던 시장이 동남아시아로 확대되면서 수요 기반이 넓어진 덕분이다. 특히 대만 시장을 중심으로 컬러 전자책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으며, '이잉크 홀딩스(E Ink Holdings)'의 차세대 패널 채택이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네트로닉스는 올해 흑백과 컬러 제품의 출하 비율을 지난해와 비슷한 30대 70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독가들은 여전히 눈의 피로가 적은 흑백 모델을 선호하지만, 고성능 컬러 모델이 출시되면서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로닉스는 현재 코보(Kobo), 북스닷컴(Books.com Co.)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리드무(Readmoo)와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시장 역시 네트로닉스와 같은 대만 ODM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자책 단말기인 '크레마(Crema)' 시리즈 등도 대만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할 경우 국내 유통되는 전자책 단말기의 수급과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55인치 대형 광고판으로 영토 확장… "ESG가 기회"
네트로닉스는 전자책 시장의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광고 디스플레이(Digital Signage)'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ESG) 요구와 에너지 절감 수요에 맞춰 저전력 전자종이 기술을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13.3인치에서 31.5인치까지 구성된 매장, 공공장소, 기업 환경 등에서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정보, 광고, 안내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실외 및 상업용 사이니지 제품군에 이어, 조만간 25.3인치와 40인치 모델을 추가로 선보인다. 특히 오는 4분기에는 55인치 대형 실외 광고판까지 출시해 대형화에 박차를 가한다. 네트로닉스는 올해 사이니지 매출 비중을 3~5% 수준으로 잡고 있으며, 내년에는 10%를 넘어서는 핵심 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신 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실내외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군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가 디지털 액자 시장을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소매 시장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수급이 안정되고 소매가 인상 폭이 억제된다면 네트로닉스가 제시한 올해 목표 달성이 무난하겠지만, 반도체 가격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다면 가전 업계 전반의 출하량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