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앳킨스리얼리스, 폴란드 정부에 천연 우라늄 사용하는 중수로 기술 제안
현지 부품 자급률 70%·연 40조 원 규모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등 파격 조건 제시
6년 내 완공 목표 '속도전'… 에너지 안보 위해 노형 다변화 필요성 강조
현지 부품 자급률 70%·연 40조 원 규모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등 파격 조건 제시
6년 내 완공 목표 '속도전'… 에너지 안보 위해 노형 다변화 필요성 강조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제2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 캐나다 기업이 공식 참여하면서 글로벌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캐나다 원자력 전문 기업 앳킨스리얼리스는 폴란드 정부에 자국 고유 기술인 중수로(CANDU) 노형을 제안하며 에너지 안보와 파격적인 산업 협력을 약속했다.
폴란드의 경제·에너지 전문 매체 wnp.pl의 지난 1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앳킨스리얼리스는 폴란드 정부가 제2 원전 건설을 위해 진행하는 '경쟁 대화'에 초대받은 4개 후보 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앳킨스리얼리스는 단순히 원전 한 기를 짓는 수준을 넘어 폴란드 원전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높이는 장기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천연 우라늄으로 연료 자립…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등 '실리' 공략
앳킨스리얼리스가 내세운 핵심 경쟁력은 'CANDU'로 불리는 중수로 기술이다. 이 노형은 농축 과정을 거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한다.
이안 에드워즈(Ian Edwards) 앳킨스리얼리스 회장은 wnp.pl과의 인터뷰에서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는 기술은 농축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앳킨스리얼리스는 CANDU 원전이 전력 생산 외에도 암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체 측은 현재 연간 약 300억 달러(약 43조2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동위원소 시장에서 폴란드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역설했다. 이는 경제적 부가가치 측면에서 다른 경쟁 노형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현지화 70% 파격 제안… "6년 내 완공" 속도전 예고
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제안도 파격적이다. 앳킨스리얼리스는 첫 번째 프로젝트부터 폴란드 현지 산업체 참여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통상적인 원전 수출 시 현지화 비율인 40~50%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건설·토목·철강은 물론 고도의 엔지니어링 작업 상당 부분을 폴란드 기업에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일정 역시 공격적이다. 앳킨스리얼리스는 '경쟁 대화' 절차를 시작으로 바르샤바에서 '협력사의 날(Supplier Days)' 행사를 개최하며 현지 공급망 구축에 즉시 착수했다.
이들은 첫 콘크리트 타설 후 5~6년 내 완공이라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며, 2030년대 초반 전력망 연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시행한 8개 CANDU 프로젝트 모두 계획된 일정과 예산 안에서 완공했다"며 사업 수행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업자 선정 절차 본격화… 향후 주요 일정 및 과제
폴란드 정부는 이번 '경쟁 대화'를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까지 최종 노형과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폴란드 기후환경부는 제2 원전 부지 선정을 위한 기술 검토와 환경 영향 평가를 병행하고 있으며, 선정된 후보 기업들과의 심층 협상을 통해 금융 조달 방안과 산업 협력의 구체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폴란드 정부는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 가동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려 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공기 단축과 경제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수주전 격화… 한국 원전 산업에 던지는 시사점
캐나다의 공세적인 참여로 폴란드 제2 원전 사업은 한국, 미국, 프랑스, 캐나다가 격돌하는 4파전 구도로 재편됐다. 특히 캐나다가 제시한 '70% 현지화'와 '노형 다변화' 논리는 가성비와 시공 능력을 앞세운 한국 원전 산업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이 보유한 경수로(APR1400)의 압도적인 경제성에 더해, 현지 공급망 구축과 정책 금융 지원을 결합한 정교한 패키지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폴란드 정부가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과거 경수로와 중수로를 동시에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인 운영 솔루션을 제안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수주 경쟁이 심화 되는 상황에서 한국 원전 기업들이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술 이전의 범위를 전략적으로 확대한다면, 유럽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