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베트남, 러시아 전투기 대신 프랑스 라팔 검토…수호이 독점 흔들

미 CAATSA 제재 우려 속 ‘조용한 전환’ 가능성…약 40대 도입설 부상
러시아 기술·정치력 약화 반사이익…다쏘, 인도 이어 동남아 공략 가속
프랑스 해군 항공대 라팔 전투기. 다소 항공은 2025년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M88 T-REX 엔진과 GaN 기반 AESA 레이더, 개량형 SPECTRA 전자전을 결합한 '슈퍼 라팔'로 증산·수출 확대에 나섰다. 사진=다소항공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해군 항공대 라팔 전투기. 다소 항공은 2025년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M88 T-REX 엔진과 GaN 기반 AESA 레이더, 개량형 SPECTRA 전자전을 결합한 '슈퍼 라팔'로 증산·수출 확대에 나섰다. 사진=다소항공
베트남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러시아 전투기 중심의 공군 전력 구조를 재검토하며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수호이 계열 전투기의 사실상 독점 구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동남아 지역 군용기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폴란드의 국방 및 군사 전문 매체인 디펜스24는 지난 2월 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베트남이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대신 프랑스 다쏘 항공의 라팔 전투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소련과 러시아제 무기를 대량 운용해 온 국가로, 이번 검토는 상징성과 실질성을 동시에 지닌 변화로 평가된다.

라팔과의 첫 접촉과 조심스러운 접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조종사들이 라팔 전투기를 처음으로 직접 접한 것은 2018년이었다. 당시 라팔 전투기 2대가 베트남에 기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베트남 조종사 1명이 탑승해 비행 중 조종간을 잡아보는 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방문이 아니라 기종 이해와 운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촉으로 해석된다.

미국 제재 우려 속 비공개 도입 가능성

베트남이 이 같은 전환을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배경에는 미국의 제재 위험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CAATSA 법을 통해 러시아 방산 산업과 대규모 거래를 하는 국가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베트남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라팔 도입 논의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베트남 공군의 주력은 Su-30MK2 전투기 35대다. 이 기종은 Su-30MKK 계열을 기반으로 한 수출형으로, 비교적 최근에 도입돼 여전히 실질적인 전투 가치를 지닌 전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추가 전력 확충이나 장기적 현대화 관점에서 러시아 외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약 40대 도입설과 인도 모델


보도는 베트남이 정확히 몇 대의 라팔을 도입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도, 과거 Su-35 도입설이 제기됐을 당시 언급됐던 물량과 유사한 약 40대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Su-30MK2는 주로 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라팔은 서방제 정밀유도무기를 활용한 다목적 전투기 역할을 수행하는 이원적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인도 공군의 운용 방식과 유사하다. 인도는 Su-30MKI 270대를 다목적 타격 전력으로 운용하면서 라팔을 다목적 전투기로 병행 도입했다. 인도는 현재까지 라팔 36대를 도입했고 해군용 24대를 추가로 확보했으며 단기간 내 추가로 114대를 주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의 입지 약화와 프랑스의 기회


다쏘 항공은 현재 연간 약 25대 수준의 라팔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존 수주 잔량은 약 2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인도의 추가 주문 가능성과 베트남 검토설이 더해질 경우 동남아 시장에서 프랑스 전투기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러시아로서는 베트남 시장 상실이 현실화될 경우 또 하나의 중대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은 최근까지도 러시아 방산 기술의 핵심 고객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보도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러시아 방산 기술의 상대적 정체와 정치적 영향력 약화를 지적했다. 동시에 프랑스는 러시아가 남긴 공백을 점차 메우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중국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아직 뚜렷한 대안으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베트남의 검토는 단순한 기종 선택을 넘어 러시아 중심 무기 체계에서 서방과의 제한적 연결을 모색하는 전략적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동남아 안보 지형과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