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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5500달러 돌파 ‘또' 사상 최고 경신...‘화폐 불신’이 만든 사상 초유 랠리

약달러·지정학 위기·연준 신뢰 흔들에 연초 30% 급등…9거래일 연속 폭등에 과열 경고음도 나와
독일 뮌헨의 안전 보관실에 보관된 금괴.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뮌헨의 안전 보관실에 보관된 금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29일(현지시각)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달러화의 약세와 더불어 각국의 국채 및 화폐 가치 하락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대거 몰리면서 금값은 9거래일 연속 파죽지세의 랠리를 이어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전날 4.6% 급등에 이어, 이날도 아시아 거래에서 3% 넘게 치솟으며 온스당 5595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화폐 가치 하락(Debasement)’에 베팅하는 거래를 부추기며 금값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

은 가격 역시 이날 온스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베스코 아태지역의 크리스토퍼 해밀턴 클라이언트 솔루션 책임자는 "최근의 금값 급등은 단일 촉매제가 아닌 여러 동력이 이례적으로 결합된 결과"라며 "금값이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는 속도는 기존 정책 도구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돈 찍어내기’ 공포


올해 들어 금값은 약 30%, 은값은 약 66%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금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대형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포지션을 축소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줄고 변동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금값 상승세는 전일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시장이 ‘비둘기파적’ 정책 전환에 무게를 두면서 가속화했다. 특히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무수익 자산인 금의 매력이 한층 부각됐다.

일본 국채 시장의 투매 현상과 각국의 방만한 재정 지출에 대한 우려로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점도 금값 랠리를 재촉하고 있다.

'약달러’ 용인에 지정학적 위험 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인 점도 금 매수세를 부추겼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를 지지하며 시장 개입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과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가능성 및 이란에 대한 핵 합의 압박과 군사 타격 경고 등으로 지정학적 위기감이 극에 달하며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인 금으로 내몰고 있다.

은값 동반 폭등


지정학적 격랑이 계속되자 금에 더해 은도 극단적 위험에 대비한 ‘궁극의 안전자산’으로 추앙받고 있다.

은 가격은 이날 6거래일 연속 오르며 3% 넘게 상승했다. 은값의 기록적인 폭등에 CME 그룹은 전날 종가를 기점으로 코멕스(COMEX) 은 선물 증거금을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특히 국제 시세보다 가격이 더 가파르게 치솟은 중국에서는 유일한 은 전용 펀드가 신규 투자자 유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전 당국은 금 거래 플랫폼 운영을 감시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하며 시장 과열에 대응하고 나섰다.

‘과매수’ 경보


시장에서는 금과 은 랠리의 과열을 경고하는 지표도 잇따르고 있다. 금의 상대강도지수(RSI)는 90을 넘어섰고, 은 역시 84 안팎을 기록 중이다. 통상 RSI가 70을 넘으면 ‘과매수’ 상태로 간주되어 가격 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의 가필드 레이놀즈 엠라이브(MLIV) 아시아 팀장은 “이달에만 금이 30% 가까이 올랐고 은이 60% 이상 폭등한 것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라며 “상승 기세가 꺾이지 않자, 금값 폭등이 결국 ‘험악하고 장기적인 반전’으로 끝날까 봐 투자자들이 오히려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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