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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14, 워싱턴 공장 가동 지연 속 ‘한국행’… 라이벌 실라와 엇갈린 행보

모세스 레이크 시설 인력 휴직 조치… “데이터 센터와 전력 확보 경쟁 중”
한국 상주 공장 지분 100% 인수하며 아시아 거점 집중… 실라는 올봄 양산 돌입
그룹14는 한국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그룹14이미지 확대보기
그룹14는 한국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그룹14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도하는 그룹14 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가 미국 워싱턴주 모세스 레이크(Moses Lake) 공장의 완공을 늦추고 일부 인력을 휴직 조치했다.
이는 인접한 경쟁사인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Sila Nanotechnologies)가 본격적인 양산을 예고하며 속도를 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인 긱와이어(GeekWire)에 따르면, 그룹14는 약 90% 완공된 모세스 레이크 제2공장(BAM-2)의 건설 속도를 늦추고 비공개 수의 직원을 휴직시켰다.

릭 루브(Rick Luebbe) 그룹14 CEO는 "신중한 속도 조절"이라며,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 인력이 할 수 있는 업무가 부족해 내린 단기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그룹14의 전략적 유턴: 워싱턴 대신 ‘한국’에 집중


그룹14는 미국 내 확장을 잠시 늦추는 대신, 한국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그룹14는 최근 SK주식회사와 공동 소유했던 한국 내 합작법인(BAM-3, 경북 상주 공장)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했다.

한국 공장은 이미 10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리콘 음극재(SCC55)를 상업 규모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루브 CEO는 "지난 9개월간 모세스 레이크의 핵심 팀이 한국에 머물며 생산 안정화에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 라이벌 ‘실라’는 올봄 자동차용 양산 돌입

반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경쟁사 실라는 워싱턴주 모세스 레이크를 거점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실라는 이미 지난해 9월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오는 3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고객사를 위한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라는 공장 건설을 위해 300명 이상을 고용했으며, 정규 운영 인력 100명을 유지하며 미국 내 제조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예기치 못한 복병: “데이터 센터와 전력 전쟁 중”


두 기업 모두 공통으로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워싱턴주의 ‘전력 부족’ 문제다. 인공지능(AI) 붐으로 급증한 데이터 센터들이 막대한 전력을 선점하면서, 청정 기술 제조 시설이 사용할 전력망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루브 CEO는 "우리는 지금 데이터 센터와 전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전력 제약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이며, 이로 인해 워싱턴주에서의 인프라 확장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라의 운영 부사장 크리스 도거(Chris Dougher) 역시 차기 확장 단계까지는 전력이 확보되어 있지만, 그 이상의 확장을 위해서는 관료주의적 장벽을 허물고 전력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동의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전기차 시장 둔화와 연방 정부의 청정 기술 지원 축소로 배터리 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AI 데이터 센터와 신재생 에너지 전력망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성능 실리콘 음극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룹14는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상업 생산을 바탕으로 모세스 레이크 시설을 올해 안에 완공할 계획이며, 실라는 미국 내 최초의 자동차급 실리콘 음극재 양산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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