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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전고체’ 상용화 왜 늦어지나… 혼다·토요타 특허가 밝힌 비화

에너지 밀도·충전 속도 혁신 약속에도 ‘내구성’과 ‘공정’ 장벽에 막혀
혼다 “내부 팽창으로 인한 자가 파괴 방지”, 토요타 “대량 생산 시 습기·수율 조절이 관건”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가 왜 아직 상용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최근 공개된 글로벌 자동차 거두 혼다와 토요타의 최신 특허들은 그 답이 단순한 연구실 수준의 성공을 넘어, 양산화라는 거대한 공학적 난제에 있음을 보여준다.

26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블로그(Autoblog)와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여 화재 위험을 낮추고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혼다와 토요타가 각각 제출한 특허 내용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두 가지 서로 다른 장벽을 명확히 짚어냈다.

◇ 혼다의 과제: 배터리 내부의 ‘자가 파괴’를 막아라


혼다가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에 확인받은 특허(20260024768)는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마다 내부 물질이 팽창하고 수축하는데, 유연한 액체 전해질과 달리 딱딱한 고체 전해질은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다.

혼다는 새로운 화학 물질을 개발하는 대신, 음극과 고체 전해질이 맞닿는 인터페이스 구조를 물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혼다의 목표는 단순히 ‘가장 빠른 충전’ 기록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가 내부 팽창에 의해 스스로 찢어지지 않고 수만 번의 사이클을 견디는 실제 자동차용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 토요타의 과제: 실험실을 넘어 ‘대량 생산’의 수율 확보


반면,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토요타는 ‘양산 공정’의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토요타의 특허(20260024805)는 고체 배터리가 외부 오염과 습기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지만, 거대한 공장 라인에서 배터리 적층(Stacking)과 압착 과정 중 발생하는 미세한 습기는 배터리 성능을 출고 전부터 망가뜨릴 수 있다.

토요타는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제어하고 불량률(수율)을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프레스 공정 지침을 특허에 담았다. 이는 전고체 배터리를 일상적인 자동차 가격에 맞춰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한 현실적인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약속’에서 ‘제품’으로 가는 길목의 고군분투


두 회사의 특허를 종합해 보면,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 자체가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이를 ‘오래 가고(혼다)’, ‘똑같이 대량으로(토요타)’ 만들기 위한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정의를 선점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통의 강자인 일본 기업들은 실제 도로 위에서의 신뢰성과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 공학적 난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전고체 배터리는 혁신적인 ‘약속’ 단계에 머물러 있을 것이며, 특허의 현실화가 상용화의 시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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