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톤당 13,000달러 돌파… 1년 새 40%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2035년 공급 30% 부족 경고에 광업계 대형 M&A 가속… 리오틴토·글렌코어 합병설 부상
2035년 공급 30% 부족 경고에 광업계 대형 M&A 가속… 리오틴토·글렌코어 합병설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수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폭발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원자재 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최근 톤당 1만3000달러(약 1740만 원) 선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급등한 수치로,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와 투기적 수요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 AI 데이터 센터와 트럼프 관세가 만든 ‘수요 폭발’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부과 가능성이다.
미국이 2027년부터 정제 구리에 단계적으로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 기업들이 미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패닉 바잉(공포 섞인 매수)’에 나섰다.
둘째는 전 세계적인 AI 투자 열풍이다. 현재 데이터 센터가 차지하는 구리 소비 비중은 1% 미만이지만,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인프라 확대로 인해 향후 10년 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는 2030년대 초반 구리가 ‘구조적 적자’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 채굴은 더 깊게, 비용은 더 높게… ‘공급 병목’ 심화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광석 톤당 구리 함량(품위)은 40%나 하락했다. 지표면 근처의 구리는 이미 고갈되어 광부들은 더 깊고 험한 지역을 파내야 하며, 이는 운영 비용의 급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규 광산 발견부터 실제 생산까지 평균 17년이 걸린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2035년까지 구리 공급량이 수요보다 30%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 글로벌은 2040년까지 약 1000만 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 1000억 달러 규모의 ‘메가 합병’… 새로운 광산 거인의 탄생
천문학적인 신규 개발 비용과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글로벌 광산 대기업들은 ‘통합(M&A)’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리오틴토(Rio Tinto)가 스위스의 원자재 중개 거물 글렌코어(Glencore)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리오틴토는 몽골의 오유톨고이 광산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글렌코어는 아르헨티나의 막대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나아가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인수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며 광업계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합병 물결이 실제 시장의 공급난을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ANZ의 다니엘 하인스 전략가는 “M&A는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쌓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공급을 창출하기보다는 오히려 글로벌 공급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I의 올가 사비나 분석가는 현재의 타이트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34년 구리 가격이 톤당 1만7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2026년 구리 시장은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숙제를 안은 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술 혁신 사이에서 유례없는 변동성을 겪을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