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에서 미국 브랜드를 피하도록 안내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덴마크 소비자들이 일상 소비를 통해 미국에 항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른바 ‘디지털 불매’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덴마크 소비자들이 미국 브랜드와 연관된 상품을 식별해 불매를 돕는 모바일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호주산 식품이나 프랑스 와인에는 ‘통과’ 표시가 뜨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이어트 코카콜라에는 ‘불합격’ 표시가 나타난다. 소비자들에게 미국 제품을 다시 진열대에 내려놓으라는 신호다.
덴마크 인구는 약 600만명으로 미국 수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규모는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왕국의 일부인 그린란드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이후 이런 앱의 다운로드가 급증했다. 가장 인기 있는 앱인 ‘우덴유에스에이(UdenUSA·미국 없이)’는 최근 덴마크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이 앱을 공동 개발한 21세의 요나스 피퍼는 이를 “소비자를 위한 무역전쟁의 무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평범한 덴마크 사람들이 미국에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꽤 멋지다”고 말했다. 우덴유에스에이 외에도 ‘메이드 오 미터(Made O Meter)’ 등 유사한 앱들이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을 모색했던 극우 성향의 덴마크인민당조차 그린란드 관련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당 소속 안데르스 비스티센 의원은 지난 21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한 표현을 사용해 즉각 제지를 받았다.
기관투자가들도 움직이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지난 20일 보유 중이던 미국 국채 전량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매도 규모는 약 1억달러(약 1468억원)로 크지는 않지만 상징성은 컸다는 지적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반발해 미국 자산을 매각하는 움직임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덴마크의 미국 국채 투자는 덴마크 자체처럼 중요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아카데미커펜션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안데르스 셸데는 “그린란드 문제와 미국 재정 상황, 약달러 흐름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트럼프 개인을 넘어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차원의 불매 역시 단기적 감정 표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무엇이 미국 브랜드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덴마크 맥주회사 칼스버그는 덴마크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병입·유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매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요나스 피퍼는 이 앱이 독일어와 영어 등 여러 언어로 제공될 예정이며 안드로이드 버전도 곧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에서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피퍼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한다면 이 앱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