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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거래에 희토류 포함”…전문가들 “현실성 없는 발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기간 중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의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기간 중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의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그린란드 관련 협상에 희토류 광물 권리가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성 없는 구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광물 권리에 관여할 것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나토와 미국이 그린란드의 광물 자원 권리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그린란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광물 자원을 상당량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되며 이같은 점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배경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그린란드의 지하 자원이 전투기와 레이저 무기, 전기차,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는 광물 자원이 그린란드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모두가 광물 이야기를 하지만 희토류라는 것은 사실 가공이 희귀한 것”이라며 “얼음 수백 피트 아래에 있는 자원을 캐내야 한다. 이게 우리가 그린란드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그린란드 거래가 ‘골든 돔’ 미사일 방어 구상과 광물 자원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마이크 왈츠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문제의 핵심은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채굴 현실성 논란
전문가들은 덴마크령 자치지역인 그린란드의 혹독한 자연환경이 실제 채굴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북극권 상부에 위치한 광물 매장지는 연중 대부분이 어둡고 최대 1마일 두께의 빙상으로 덮여 있다.

말테 훔퍼트 북극연구소 설립자 겸 선임연구원은 “그린란드를 미국의 희토류 공장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공상과학에 가깝다”며 “차라리 달에서 채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린란드 면적의 약 80%는 얼음으로 덮여 있고, 북극에서의 광물 채굴 비용은 다른 지역보다 5~10배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도로와 항만, 숙련 노동력 등 기본 인프라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투자·환경 장벽
그린란드 당국은 수년간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왔지만, 민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주저해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이컵 펑크 커크가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린란드에 정말 ‘황금 항아리’가 있었다면 기업들이 이미 진출했을 것”이라며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정당화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이나 정부 보증을 통해 기업을 유인할 가능성은 있지만 “납세자 돈으로 영토를 사들이는 게 정당한 기반이 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북극의 해빙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항로와 경제 기회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지반 불안정과 산사태 위험을 키우고 있다. 훔퍼트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채굴을 쉽게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며 “빙결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엄격한 환경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규제 완화 시 현지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적 파장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오히려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애덤 라주네스 캐나다 세인트프랜시스제이비어대 북극·안보정책 석좌교수는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미국을 친구이자 파트너가 아니라 맞서야 할 괴롭힘 국가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켈드센 그린란드상공회의소 대표도 “현재 그린란드에서는 미국과 관련된 모든 것이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내 나라를 차지하려는 세력을 돕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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