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무력 점령 불사”… 거부 땐 프랑스 와인에 ‘관세 200%’ 보복 예고
유럽 “나토의 종말이자 네로의 경고” 공황… 국제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유럽 “나토의 종말이자 네로의 경고” 공황… 국제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과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행보를 연이어 보도하며 미-유럽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타전했다.
유엔 해체하고 ‘트럼프 평화위’ 창설… “종신 의장 앉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현 유엔 체제를 대체할 소위 ‘평화위원회(Peace Committee)’ 출범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WSJ가 입수한 초안 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구의 종신 의장을 맡게 되며 회원국의 모든 결정은 그의 승인을 받아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심지어 후임자 지명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독점하는 구조다.
이미 벨라루스와 일부 중동 군주국들은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서방 주요국은 즉각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여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조치로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의 살인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의 대응은 흔들림 없고 단결될 것”이라며 미국과의 무역 협정 보류를 선언했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부터 930억 유로(약 159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북극의 화약고 된 그린란드… “미군 침공 대비하라”
갈등의 또 다른 뇌관은 그린란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방문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그린란드와 캐나다, 베네수엘라가 미국 성조기로 뒤덮인 지도를 게시하며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에서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어디까지 감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럽 안보 당국은 이를 단순한 엄포로 보지 않는다. 한 유럽 관리는 “최근 덴마크와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에 군대를 배치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미국의 침공을 억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덴마크 해군 소속 ‘HDMS 크누드 라스무센함’이 누크 인근 해역에서 순찰을 강화하는 등 북극해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역시 위기감을 드러냈다. 한 캐나다 의원은 “그린란드의 주권이 무너지면 다음 타깃은 캐나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종말이 될 것이며, 이는 러시아에 최고의 호재”라고 경고했다.
“협상 테이블에 총 올려둔 격”… 유럽의 공포와 분열
유럽 내 분위기는 격앙과 공포가 교차하고 있다. 스웨덴의 칼 빌트 전 총리는 트럼프의 행보를 로마 제국을 불태운 폭군 네로에 비유하며 “네로 황제의 경고”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탈리아 외무부 출신 에토레 세퀴는 현재 상황을 “협상 테이블에 총을 올려놓은 채 대화를 강요받는 형국”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다보스 현장에서 “트럼프는 미친 게 아니라 치밀하게 의도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에게 “무릎 꿇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기존 질서는 이미 실패했다. 트럼프가 이를 파괴하는 것은 잘된 일”이라며 미국의 국익 우선론을 설파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유럽 동맹국들에 “미국의 국가 안보 목표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불확실성 증폭… 안전자산 ‘금(Gold)’ 쏠림 가속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에어포스원이 전기 결함으로 회항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소동까지 겹치며 다보스 현장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폭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20일 월가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식을 팔고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 ‘미국 패권주의’를 노골화한 트럼프 행정부와, 이에 맞서 생존을 모색하는 국제사회 간의 정면충돌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21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특별 연설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그의 입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