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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트럼프 관세 압박에 전략 선회…‘동맹국 미국’에 보복 검토

反강압기구 첫 '대미 적용' 검토...EU 내부서 미 관세 압박에 '무역 바주카포' 보복 가동 가능성
지난 2024년 7월 5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남부 이갈리쿠 정착지에 그린란드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7월 5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남부 이갈리쿠 정착지에 그린란드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反강압기구 첫 대미 적용 가능성 거론…대서양 동맹 시험대


미국의 관세 압박이 반복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기존의 유화적 통상 전략을 유지할지, 아니면 보복 수단을 실제로 가동할지를 두고 중대한 전환점에 서고 있다. 특히 관세 문제가 그린란드 사안과 결합되면서 무역과 안보가 동시에 압박 수단으로 사용되자, EU 내부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한 대응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사상 처음으로 ‘반강압기구(Anti-Coercion Instrument)’를 미국에 적용하는 방안까지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대서양 동맹의 작동 방식 자체를 시험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관세 압박 속 유화 전략의 한계 노출


EU는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충돌을 피하는 접근을 선택해 왔다. 관세 인하, 규제 조정, 분쟁 연기 등은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을 억제하기 위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세 위협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면서, 불리한 합의를 수용해도 압박이 완화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EU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부 회원국과 EU 집행부 인사들은 이러한 유화 전략이 실질적인 억지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란드 사안이 촉발한 인식 변화


최근 논란이 된 그린란드 관련 발언과 조치는 EU의 인식을 한층 더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무역 문제로 시작된 압박이 안보·영토 이슈와 결합되면서, 관세가 단순한 통상 협상 수단을 넘어 정책 결정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EU 외교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무역과 안보를 분리해 대응하던 기존 접근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이 공유되고 있다. 관세에서의 양보가 다른 전략적 사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보다 구조적인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강압기구, ‘미국 적용’ 첫 공개 검토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EU의 반강압기구가 핵심 대응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제3국이 관세나 규제, 정치적 압박을 통해 EU나 회원국의 정책 선택을 강제하려 할 경우, 보복 관세나 투자 제한 등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동안 이 기구는 중국 등 비동맹국을 상정한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을 대상으로 한 적용 가능성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거론되면서, EU가 동맹 관계와 통상 압박을 분리해 보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무역 바주카포’ 논의와 내부 온도차


일부 EU 관계자들은 반강압기구를 ‘무역 바주카포’로 표현하며, 필요할 경우 실제 발동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정면 충돌 가능성까지 고려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EU 내부의 시각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의 경제·안보 관계가 깊게 얽혀 있는 만큼, 강경 대응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때문에 EU는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실제 발동 여부는 전략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서양 동맹의 성격을 묻는 갈등


이번 관세 갈등은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대서양 동맹의 성격과 한계를 드러내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EU 내부에서는 반복되는 관세 압박이 동맹 관계의 비대칭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압박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안보 협력 틀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이를 확대 해석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존재하지만, 무역과 안보가 결합되는 환경에서 EU의 선택은 동맹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략적 재조정 국면에 들어선 EU


EU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일방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제도적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화 전략의 한계가 분명해진 상황에서, 단계적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반강압기구 논의의 부상은 EU가 통상 정책에서 ‘갈등 회피자’에서 ‘조건부 대응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글로벌 무역 질서에 주는 신호


EU와 미국 간 갈등은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요 동맹국 간 갈등이 제도적 보복 수단 논의로까지 확산될 경우, 보호무역적 조치가 구조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EU의 선택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의 논쟁은 강압적 통상 압박에 대해 국가와 동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으로 평가된다.

EU의 반강압기구 실제 발동 여부와 미국의 대응 방향


향후 EU가 반강압기구를 실제로 발동할지 여부, 그리고 미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협상과 압박이 병행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번 선택은 대서양 동맹의 작동 방식과 한계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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