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장악 구상을 둘러싸고 유럽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유럽은 그린란드의 안보를 책임질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미국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구상과 관련해 “미국은 이미 방어 의무를 지고 있는 지역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유럽은 약함을 드러내고 미국은 힘을 투사한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유럽연합(EU)과 합의한 무역 협정이 관세 위협으로 무효화될 수 있다는 유럽 측 경고도 일축했다. 그는 “무역 합의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긴급 조치는 일반적인 무역 협정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8개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6월에는 이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덴마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EU 회원국으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오랜 동맹국을 직접 겨냥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발표에 유럽 각국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의 가장 강력한 무역 보복 수단인 ‘반강압 수단’ 가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실제 발효 여부와 관계없이 유럽 내부에 위기감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확보하려는 배경으로 북극 지역에서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미국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구상, 유럽의 과거 러시아 에너지 의존 문제를 들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해온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지원하는 구조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는 덴마크 등 8개 유럽 국가가 그린란드에서 상징적 수준의 나토 군사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 훈련이 섬의 안보에 대한 유럽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강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관세 압박으로 되받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다소 엇갈린 신호도 나오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더 선데이 브리핑’에서 “지금은 과열된 발언을 내려놓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때”라며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어떤 형태의 합의 가능성도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진 샤힌 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에 “위협을 멈추고 외교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린란드에는 어떤 긴급 사태도 없다”며 군사적 압박이나 강압적 접근을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ABC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자원 확보를 노린 토지 강탈”이라고 규정하며 그린란드의 희토류와 광물 자원이 핵심 동기라고 지적했다.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이 실제로 그린란드를 장악하려 할 경우 70년 넘게 유지돼 온 나토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유럽 지도자들은 결국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나토 붕괴 우려를 일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