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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루빈’ 스펙 전격 상향…HBM4 양산 2분기로 밀렸다

전송속도 13Gbps로 높여…삼성·SK 설계 변경 ‘초비상’
트렌드포스 “양산 시점 1분기 이상 지연…올 상반기 HBM3E 체제 굳어질 듯”
대역폭 2.6TB/s ‘초격차’ 승부수…AI 패권 쥔 엔비디아의 ‘속도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Rubin)’에 탑재할 메모리 성능 기준을 전격 상향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준비해 온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Rubin)’에 탑재할 메모리 성능 기준을 전격 상향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준비해 온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Rubin)’에 탑재할 메모리 성능 기준을 전격 상향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준비해 온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엔비디아가 요구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초당 13기가비트(Gbps)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일제히 설계 변경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HBM4 본격 양산 시점은 당초 올 1분기에서 2분기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며,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시장은 기존 주력인 HBM3E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0(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HBM4 메모리 대량 생산 시점이 최소 1분기 이상 지연됐다이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루빈 GPU 플랫폼의 메모리 요구 사양을 상향 조정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도 같은 날 관련 소식을 전하며 HBM4 대량 생산이 올 1분기 말 이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 더 빠르게…설계도 다시 그린다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양산 지연은 엔비디아가 기술 전략을 수정한 탓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성능을 극대화하고자 메모리 공급사들에 기존 합의한 규격을 뛰어넘는 고성능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가 핀당 11Gbps 수준이던 속도 목표치를 최근 13Gbps로 높였다이에 따라 HBM4 스택당 총 대역폭이 2.6테라바이트(TB/s)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HBM4는 적층한 D램 칩을 연결하는 통로인 입출력(I/O) 단자가 2048개로, 전작인 HBM3E(1024)보다 2배 많다. 여기에 전송 속도까지 높여 데이터 처리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구상이다.

이러한 스펙 상향은 엔비디아가 짠 제품 출시 일정 변경과도 맞물린다. 엔비디아는 현재 주력 제품인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제품 출하를 단기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연스럽게 차세대 라인업인 루빈 GPU 대량 출시 시점은 올 하반기로 잡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블랙웰로 충분한 수익을 거두는 동시에, 루빈이 가질 압도적인 성능 격차를 확보하고자 HBM4 사양을 재조정할 시간을 번 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턴어라운드 기회 잡나…SK하이닉스 수성자신


갑작스러운 설계 변경 요구에 메모리 3사는 비상이 걸렸다. 이미 개발 막바지 단계였던 HBM4 제품을 새로운 사양에 맞춰 다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삼성전자 행보에 주목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품질 검증(Qual test)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가장 먼저 공급 자격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차세대인 HBM4에서는 기술 난제를 조기에 해결하며 반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HBM 1’ SK하이닉스가 쌓은 아성은 여전히 견고하다. 보고서는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엔비디아 주요 공급업체로서 과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맺은 오랜 협력 관계와 검증된 수율을 바탕으로 HBM4 시장에서도 메인 벤더지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의 추격도 거세다. 마이크론은 이미 11GbpsHBM4 부품 샘플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과 수율 안정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 상반기 ‘HBM3E 천하…커스텀 메모리 경쟁 본격화


HBM4 양산이 늦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AI 반도체 시장은 현행 주력 제품인 HBM3HBM3E가 지배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변화에 따라 최소 올 1분기까지는 HBM3HBM3EAI와 고성능 GPU 시장의 표준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메모리 제조사들에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HBM3E 수명주기가 길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기간이 늘어났지만, 동시에 HBM4 개발 비용 증가와 공정 전환에 따른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BM4는 기존 D램 공정 한계를 뛰어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까지 결합하는 고객 맞춤형(Custom) 메모리성격이 짙다단순히 속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발열 제어와 패키징 기술 등에서 누가 먼저 엔비디아 눈높이를 맞추느냐가 올 하반기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지연은 단순한 기술 결함이 아니라, AI 반도체 시장 기술 진화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속도전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10AI 패권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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