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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벨트’의 명암...토요타는 '승전고'·스타트업은 '줄도산'

토요타 139억 달러 공장 상업 생산 돌입...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시장 선점
리튬 가격 폭락·트럼프 재집권에 내트론 등 유망 스타트업 잇따라 폐업
내트론 에너지(Natron Energy)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만든다. 사진=내트론 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내트론 에너지(Natron Energy)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만든다. 사진=내트론 에너지
미국 남동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른바 ‘배터리 벨트’의 중심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2026년 새해를 맞아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8일(현지시각) 현지 언론 뉴스 앤 옵서버(News &Observer)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거인 토요타는 대규모 생산에 돌입하며 승전고를 울린 반면,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스타트업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쓰러지고 있다.

◇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올인' 전략, 신의 한 수 되나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벨트의 가장 큰 승자는 단연 토요타다. 랜돌프 카운티 리버티에 위치한 139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토요타 배터리 공장은 최근 첫 자동차 배터리 출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상업 생산 시대를 열었다.

현재 약 2500명의 직원이 4개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생산 라인에서 근무 중이며, 2034년까지 고용 인원을 5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라인을 14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토요타의 성공 비결은 완전 전기차(BEV)보다 하이브리드(HEV)를 우선시한 유연한 전략에 있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토요타는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돈 스튜어트 토요타 노스캐롤라이나 사장은 "우리는 철저히 시장 수요를 따를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뜻을 밝혔다.

◇ 리튬 가격 폭락과 '트럼프 리스크'가 불러온 줄도산


반면, 한때 노스캐롤라이나의 미래로 불렸던 배터리 스타트업들의 상황은 처참하다. 14억 달러 규모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약속했던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내트론 에너지(Natron Energy)는 최근 전 직원에게 폐업을 통보했다.
리튬 가격이 2022년 정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리튬의 대안으로 내세웠던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정치적 환경의 급변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밀어붙였다. 이로 인해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포지 나노(Forge Nano)는 모리스빌에 계획한 기가팩토리 부지는 현재 기계 한 대 없이 비어 있는 상태다.

빈패스트(VinFast)는 채텀 카운티 공장 건설을 최소 2028년까지 4년 연기하고 자원을 아시아로 회군시켰다.
엡실론(Epsilon)은 흑연 양극재 공장 가동 시점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2년 늦췄다.

◇ 희망의 불씨: 그린 뉴 에너지와 주 정부의 낙관


모든 소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중국계 기업인 그린 뉴 에너지 머티리얼즈(Green New Energy Materials)는 샬럿 북쪽 덴버 마을 공장에 기계 설치를 완료하고 2026년 1분기 초 운영 시작을 목표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일본의 다이닛폰 프린팅(DNP) 역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시기에 리튬이온 배터리 파우치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조쉬 스타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시장이 예상보다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배터리 벨트 조성을 위한 기업 유치와 지원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결국 2026년의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벨트는 막대한 자본력과 유연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성 완성차 업체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현장이 되고 있다.

한때의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어떤 기업이 끝까지 남아 '배터리 벨트'의 주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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