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미군이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당분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제유가 변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베네수엘라의 현재 원유 생산 규모와 글로벌 공급 환경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CNBC, 야후파이낸스 등이 4일 보도했다.
◇ 단기 변수 “베네수엘라 생산 비중 작고 시장은 이미 반영”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군사 작전은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었지만 시장은 이미 베네수엘라와의 충돌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해온 상태라는 분석이다.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A/S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 가격이 선물시장 개장 직후 배럴당 1~2달러(약 1446~2892원) 정도 오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라스무센은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하루 100만배럴에 못 미치고 글로벌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출 물량 역시 하루 약 50만배럴에 그치며 현재 국제유가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이고 1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약한 시기라는 점도 단기 급등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라피단에너지의 밥 맥닐리도 단기적으로 베네수엘라 생산 차질이 일부 발생하더라도 글로벌 시장 전체에 의미 있는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생산의 약 3분의 1이 위험에 노출될 수는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 중장기 관건은 ‘정권 이후 질서’…안정되면 유가 하방 요인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유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두로 체포 이후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고 제재가 완화될 경우 외국 자본이 다시 유입되며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이 늘어날 수 있고 이 경우 글로벌 시장에는 추가 공급 기대가 형성돼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리스타드에너지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안정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권 교체 이후 민주적 질서가 빠르게 정착될 경우 장기적으로 공급 확대가 가능하지만 내전이나 장기 혼란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제한적인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인프라 붕괴·투자 공백이 현실적 제약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구조적 제약도 변수다.
수년간의 제재와 투자 공백으로 인프라가 심각하게 훼손돼 생산 회복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베네수엘라 산업을 정상화하려면 수백억달러가 투입돼야 하며 서방 메이저 기업들의 투자가 10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코노코필립스가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100억달러(약 14조4600억원)가 넘는 미지급금을 회수할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향후 재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과거 국유화 경험과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 석유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에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종합적으로 마두로 체포라는 지정학적 사건 자체보다 글로벌 원유 시장의 구조적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당분간 가격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국제유가가 급등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