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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 ‘엔비디아 천하’에 균열 낸다… 초고효율 추론 칩 ‘RNGD’ 양산 돌입

삼성 출신 백준 대표 승부수… 전력 효율 2배 ‘괴물 칩’으로 데이터센터 공략
LG·오픈AI 검증 통과하며 기업가치 7억 달러 ‘우뚝’… 메타 인수 제안도 거절
“특정 기업 독점은 생태계 위협”… 한국형 AI 반도체로 글로벌 다양성 확보
퓨리오사AI가 AI 추론에 특화된 차세대 칩 ‘RNGD(레니게이드)’ 생산을 이달부터 시작하며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한다. 사진=퓨리오사AI이미지 확대보기
퓨리오사AI가 AI 추론에 특화된 차세대 칩 ‘RNGD(레니게이드)’ 생산을 이달부터 시작하며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한다. 사진=퓨리오사AI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한국 스타트업이 균열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출신 백준 대표가 이끄는 퓨리오사AI(FuriosaAI)’가 그 주인공이다. 美 기술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은 3(현지시간), 퓨리오사AIAI 추론에 특화된 차세대 칩 ‘RNGD(레니게이드)’ 생산을 이달부터 시작하며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글로벌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전력 소모와 비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장은 효율성을 갖춘 대안을 찾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이 틈새를 정밀하게 파고들었다.

학습은 엔비디아, ‘추론은 퓨리오사… 비용 절감의 열쇠


AI 반도체 시장은 크게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학습영역과 학습된 지능으로 실제 서비스를 구동하는 추론영역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학습이 교과서를 보며 공부하는 과정이라면, 추론은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험 문제를 푸는 실전 단계다.

현재 엔비디아 GPU는 학습 영역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퓨리오사AI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이들이 개발한 RNGD 칩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와 견줄만한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훨씬 적다. RNGD는 엔비디아 최상위 칩 대비 전력 효율이 2배 이상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LG AI연구원과 오픈AI(Open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 검증을 통과했다.

백준 퓨리오사AI 대표는 지난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열린 핫칩스 2024’ 컨퍼런스에서 “RNGD는 메타(Meta)의 거대언어모델(LLM) ‘라마(Llama)’를 구동할 때 엔비디아 최상위 칩보다 전력 효율이 2배 이상 뛰어나다고 발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고민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픈AI·LG가 인정한 기술력… 기업가치 7억 달러


기술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먼저 알아봤다. 퓨리오사AI는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약 7억 달러(1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실제 성능 검증(PoC) 결과도 고무적이다. LG AI연구원은 RNGD 칩을 직접 테스트한 뒤 실제 구동 환경에서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놨다. GPT 개발사 오픈AI 역시 최근 서울 행사에서 RNGD를 활용한 데모를 시연하며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주목할 점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Meta)가 지난해 퓨리오사AI 인수를 타진했다는 사실이다.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퓨리오사AI 측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 성장의 길을 택했다. 백 대표는 한 기업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는 생태계를 위협한다기술 기업들이 AI 컴퓨팅 자원을 단일 칩 제조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견제하며 대안 세력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화위복이 된 부상… 삼성·AMD 거친 설계 장인


2017년 창업한 퓨리오사AI의 백준 대표는 반도체 설계 분야 베테랑이다. 미국 AMD에서 GPU 설계를 담당했고, 2013년 삼성전자로 옮겨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주도했다.

창업 계기는 뜻밖의 사고였다. 삼성 재직 시절 사내 축구 경기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고, 긴 재활 기간 동안 스탠퍼드대 온라인 AI 강의를 들으며 시장의 변화를 감지했다. 백 대표는 “AI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복귀 후 바로 사표를 냈다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삼성전자 동료였던 김한준 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다. 백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고속 성장 전략을 다룬 책 『블리츠스케일링』을 경영 지침서로 삼아,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정부 지원 업고 ‘K-AI 반도체세계로


한국 정부의 정책 지원도 퓨리오사AI의 도약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AI 반도체를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국산 칩의 데이터센터 실증 사업을 지원하며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 최고 메모리 기업을 보유해, 퓨리오사AI 같은 팹리스 기업과 시너지를 낼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다.

퓨리오사AI는 이달부터 시작하는 RNGD 양산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백 대표는 “RNGD는 지속 가능한 AI 컴퓨팅을 위한 해답이라며 한국의 반도체 역량이 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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