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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호주서 1조원대 해저케이블 수주…HVDC 시장 본격 진출

말레이시아 가무다와 합작, 태즈메이니아-빅토리아 345㎞ 연결 프로젝트
2030년 HVDC 시장 159조원 전망…재생에너지 송전 인프라 핵심 사업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 건설기업 가무다(Gamuda)와 손잡고 호주에서 1조원 규모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냈다. 사진=가무다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 건설기업 가무다(Gamuda)와 손잡고 호주에서 1조원 규모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냈다. 사진=가무다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 건설기업 가무다(Gamuda)와 손잡고 호주에서 1조원 규모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냈다. 엣지 말레이시아가 17(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무다는 삼성물산과 절반씩 지분을 나눠 만든 합작법인이 호주 마리누스 링크(Marinus Link) 해저케이블 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27억 링깃(972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받을 금액은 49700만 호주달러(4820억 원).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지난 9월 우선협상 대상으로 뽑힌 뒤 석 달 만에 정식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호주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150만 가구에 전기 보내는 대형 전력망


이번 프로젝트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와 빅토리아주를 연결하는 총 345㎞ 길이의 전력 송전망 구축 사업이다. 배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255㎞ 구간에 해저케이블을 깔고, 빅토리아주 내륙 90㎞ 구간에는 지하케이블을 설치한다. 여기에 고전압 직류 변환소와 광섬유 케이블, 통신 인프라도 함께 건설된다.

마리누스 링크의 송전 용량은 1500메가와트(MW), 기존 배스링크(Basslink) 인터커넥터의 약 3배 규모다. 이는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주 연방정부와 빅토리아주, 태즈메이니아주가 공동 소유한 이 프로젝트는 태즈메이니아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빅토리아 등 동부 대도시권에 공급해 호주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컨소시엄은 내년 초 현장 작업에 착수해 5년 이내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호주법인 최현정 책임자는 "삼성물산은 호주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수익 재생에너지 사업 급성장


말레이시아 투자증권사 BIMB에 따르면, 가무다는 최근 애널리스트 브리핑에서 2025 회계연도 125억 링깃(45100억 원)이던 엔지니어링 매출을 2028 회계연도까지 250억 링깃(9조 원)으로 2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호주 사업이 이 전략의 핵심축이다. 2025 회계연도에 가무다의 호주 법인들은 25억 호주달러(2440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가무다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규모다. 수주 잔고는 약 30억 호주달러(29200억 원)에 이른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마진율이 전통 건설 사업보다 높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BIMB는 가무다의 전통 교통·토목 프로젝트 마진율이 89%인 데 비해, 재생에너지와 전문 패키지는 10%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 재생에너지 시장에서는 태양광·배터리 개발, 펌프 수력 사업, 대규모 송전 파이프라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프로젝트 규모도 20~30억 호주달러(19500~29200억 원) 수준으로 대형화되는 추세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4년 스위스 히타치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HVDC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송전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손실이 적고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유리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글로벌 HVDC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70조 원에서 2030년 약 159조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급증과 재생에너지 확대,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HVDC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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