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2개월 만에 공사 중단…차량용 '6~7나노' 대신 '4나노 AI 칩' 라인 전환 검토
EV 시장 둔화 vs AI 수요 폭증 영향…2027년 가동 목표 지연 가능성 높아져
EV 시장 둔화 vs AI 수요 폭증 영향…2027년 가동 목표 지연 가능성 높아져
이미지 확대보기착공 직후 공사 활동 급감, 현장 중장비 철수
12일(현지 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구마모토 니치니치 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TSMC의 일본 자회사 JASM이 건설하는 제2공장의 건설 활동이 지난 11월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12월 초에는 현장에 장비 몇 대만 남아있을 정도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되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공급업체들은 TSMC로부터 명확한 설명 없이 공사 중단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TSMC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여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고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가오슝 공장의 6나노 생산 계획을 2나노 기술로 변경한 바 있다. 이번 구마모토 공사 중단 역시 단순한 지연이 아닌 공장 생산 초점의 근본적인 재평가에 들어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V 둔화 vs AI 폭증, '전략 전환' 불가피
그러나 전기차(EV) 시장 둔화에 따라 6~7나노 자동차 칩에 대한 수요 전망이 약화된 반면, AI 데이터센터 칩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이 AI 수요에 대해 "부족하다, 부족하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언급할 만큼 AI 칩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TSMC가 제2공장의 노드를 고성능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4나노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나노 공정 도입은 건물 구조를 더 무거운 장비를 수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등 구조적 재계산을 필요로 하므로, 공사 중단과 함께 장비 공급업체들 사이에서도 계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METI, "가동 시점 변경은 없다" 부인
JASM 측 대변인은 공사 중단 루머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 관계자 역시 공사 중단 의혹을 부인하며, TSMC가 건물 구조 및 레이아웃 설계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전반적인 양산 일정은 변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닛케이 등의 외신은 4나노 생산으로 전환될 경우, 설계를 변경해야 하므로 애초 2027년으로 예정된 제2공장의 가동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 AI 반도체 안정 공급을 기대했던 일본 정부의 계획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JASM에는 소니, 덴소, 도요타 자동차 등 일본 기업들이 소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Editor’s Note]
TSMC의 구마모토 2공장 건설 중단은 AI 칩 수요가 모든 산업의 생산 전략을 재편하는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당초 '경제 안보'를 위해 일본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아 차량용 칩 생산 거점으로 계획되었던 팹이, AI 수요 앞에서 4나노급 최첨단 공장으로의 전환을 강요받고 있는 것입니다. TSMC는 수요에 철저히 따르는 기업으로, 이번 전략 전환은 EV 시장의 단기적 둔화와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TSMC가 일본 내에서 4나노 AI 칩을 생산하게 되면, 대만 집중 생산 구조가 완화되고 일본의 AI 인프라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