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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자유낙하' 국면...9만 달러도 무너지나

옵션 시장, 9만 달러·8만5000달러·8만 달러 ‘추가 하락 베팅’ 급증… 투자 심리 ‘극심한 공포’로 악화
비트코인을 표현한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을 표현한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암호폐인 비트코인이 자유낙하 국면에 빠져든 가운데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며 9만 달러 지지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비트코인은 17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9만1327달러까지 하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6시33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2.22% 내린 9만1636.39달러에 거래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옵션시장에서는 자금력이 큰 매수세가 후퇴하면서 하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추가 하락에 대한 베팅이 급증하고 있다.
통신은 특히 9만 달러, 8만5000달러 및 8만 달러 구간 등 5000달러 단위로 추가 하락 위험에 대비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지난달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를 주도했던 트레이더들은 최근 들어 11월 말 만기 기준 하락에 베팅하는 7억4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크게 앞지르는 규모다.

탈중앙화 금융(DeFi) 전문 기업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리서치 디렉터는 “지난 6개월 동안 포지션을 쌓아왔던 매수자들이 현재 큰 손실 구간에 빠지면서 현물 시장에서 확신에 기반한 매수세가 더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25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10일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고점 대비 27% 넘게 떨어졌다.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른바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으로 불리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최근 8억35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지만, 동종 기업들의 매도 압력이 시장 전반에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들은 재무제표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추가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한편, 손실 확정을 위한 손절 매도에도 나서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마켓캡이 가격 모멘텀, 변동성, 파생상품 지표 등을 추적해 산출한 투자 심리 지수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이 ‘극심한 공포(extreme fear)’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줬다.
거시 경제 여건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다. 시장은 기술주와 투기적 자산의 성패를 가를 바로미터인 엔비디아의 오는 19일 실적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변수다.

카이코의 아담 매카시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연준과 AI 버블 논란이 연말을 향해 가는 암호화폐와 위험자산에 두 가지 주요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AI 관련 위험이 더 증폭되면서 암호화폐 시장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은 10월 초 발생한 대규모 포지션 청산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시 약 19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크라켄의 토마스 퍼퓨모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리스크 오프(risk-off) 분위기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그대로 번지며, 투자 심리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이번 하락은 구조적 결함보다는 광범위한 거시 경제 불안 요인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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