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이 만든 음악이 사람의 창작물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이 음악 창작과 감상, 저작권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7%가 AI가 만든 음악과 사람이 작곡한 음악을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개국에서 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디저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은 “AI 음악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답했다.
디저는 “AI 음악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하루에 업로드되는 곡 중 약 3분의 1, 하루 5만 곡 이상이 AI가 만든 음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의 18%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 중 73%는 “AI 음악은 명확히 표시돼야 한다”고 했고, 45%는 “AI 음악을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40%는 “AI 음악이 표시되면 듣지 않겠다”고 했다. 청취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창작물과는 구분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알렉시스 랑테르니에 디저 최고경영자(CEO)는 “창작은 인간이 해야 할 일이며 그 권리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음악에 차등 보상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허위 재생으로 생긴 수익은 로열티 계산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가 만든 음악은 이미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AI 밴드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이 스포티파이에서 월 100만명의 청취자를 확보했지만 AI로 만든 가상 밴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은 이후 AI 음악 스타트업 유디오와의 저작권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으며 양사는 2026년 라이선스 음악을 학습데이터로 사용하는 AI 작곡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법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뮌헨 법원은 최근 “오픈AI의 챗GPT가 노래 가사를 무단으로 재현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오픈AI는 항소를 검토 중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