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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승기' 잡았나…카니 총리 거제조선소 직접 방문 '미소'

독일보다 3년 빠른 납품에 캐나다 해군 "인상적" 평가, "캐나다 국내 건조 불가, 신속 도입 필수" 입장 밝혀
마크 카니 총리가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대한민국 거제도에 있는 한화해양조선소를 견학하는 동안 사다리를 타고 잠수함 위로 오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총리가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대한민국 거제도에 있는 한화해양조선소를 견학하는 동안 사다리를 타고 잠수함 위로 오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찾아 KSS-III(장보고-III) 잠수함을 직접 둘러보면서, 600억 캐나다 달러(61조 원)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국과 독일의 최종 경쟁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캐나다 CBC뉴스와 CTV뉴스는 이날 카니 총리가 한국 거제조선소를 찾아 한화오션이 제안한 차세대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한화오션, '속도'로 승부수…2035년까지 4척 조기 인도 약속


한화오션은 이번 방문에서 빠른 납품 일정을 앞세워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한화오션 관계자들은 캐나다 정부가 내년 계약을 맺으면 2032년 첫 잠수함을 넘기고 2035년까지 4척 전체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가 목표로 한 2035년 첫 잠수함 인도 시점을 3년 앞당기는 제안이다.

앵거스 탑시 캐나다 왕립 해군 사령관(중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름다운 잠수함"이라며 "잠수함의 크기, 승무원 숙소의 질, 전투 정보 센터의 배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한화오션의 스티브 정 전 해군 중장은 카니 총리가 구체적 질문이 많았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조기 인도로 캐나다가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유지보수 비용 10억 캐나다 달러(1조 원)를 아낄 수 있다는 구체적 수치도 내놨다. 처음 4척을 넘긴 뒤에는 해마다 1척씩 더 공급해 2043년까지 모두 12척을 완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쟁사인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2035년 첫 잠수함, 20372호함 인도가 가능하다는 일정을 제시해 납품 속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TKMS는 이미 독일과 노르웨이에서 Type 212CD 잠수함 12척 건조 계약을 따낸 상태여서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마크 카니 총리가 30일 한화 해양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견학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마크 카니 총리가 30일 한화 해양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견학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


캐나다 해군 "국내 생산 능력 없어…빠른 도입 필수"

탑시 사령관은 캐나다의 잠수함 국내 건조 가능성과 관련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캐나다는 현재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이 없다""우리는 캐나다에서 건조할 잠수함은 어느 것도 찾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긴티 캐나다 국방장관도 "잠수함 제조 현장을 세우는 일은 복잡하지 않은 일이 아니다"라며 국내 건조안에 사실상 찬물을 끼얹었다. TKMS와 독일 정부가 캐나다 현지 생산 가능성을 제시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탑시 사령관은 "잠수함 산업에는 일관된 생산 라인이 필요한데, 캐나다에서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잠수함을 건조하는 일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순환하는 22척으로 구성된 함대를 보유해 잠수함 생산을 유지할 수 있다"며 캐나다가 12척 규모로는 자체 생산 라인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나타냈다.

다만 탑시 사령관은 양쪽 해안에 유지보수 시설을 짓고 숙련된 지원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계약이 캐나다에서 상당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캐나다 국방 파트너십 체결…최종 결정은 내년


카니 총리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30일 오전 국방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더 잦은 합동 훈련과 연습을 포함하며, 양국은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군인, 장비, 보급품을 교환하기로 약속했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III 배치-II 잠수함은 수상 배수량 3600, 수중 배수량 4000톤 규모로, 리튬 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추진(AIP) 체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동시에 실었다. 7000해리 이상의 항해 거리와 약 3주 이상 잠수 능력을 갖춰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 등 넓은 캐나다 해역 작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오션 관계자들은 조선소 견학에서 로봇을 이용한 자동 용접을 특징으로 하는 첨단 생산 시설을 선보였다.

캐나다 의회 예산국은 지난 2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뤼도 정부가 2017-18 회계연도부터 2023-24 회계연도 사이 실제 국방 장비 지출이 계획된 금액보다 185억 캐나다 달러(189400억 원)가 모자랐다고 밝혔다. 카니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비 지출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5%를 이루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맥긴티 국방장관은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납품 일정, 캐나다 투입물 사용 여부, 산업 혜택 등을 꼽았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건조를 넘어 국방, 우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중요 광물 분야에서 캐나다와 장기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국 오타와 주재 대사관 관계자들은 최근 행사에서 한국이 현재 미국 다음으로 나토 국가에 두 번째로 큰 군사 장비 공급국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1998년 영국에서 들여온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이 10년 안에 임무를 마칠 예정이어서 차세대 잠수함 도입이 급하다. 캐나다 정부는 내년에서 2027년 사이 최종 사업자를 정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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