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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필리핀과 KF-21·FA-50 추가 수출 협상…동남아 방산 교두보 강화

FA-50 가동률 85%…확장된 외부 방어 임무에 신뢰 확보
전략적 동맹 격상…美 F-16 지연 속 한국산 우위 부각
지난해 필리핀 공군이 처음으로 다국적 전쟁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전투기를 해외로 파견한 호주 RAAF 다윈에 주차된 FA-50 전투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필리핀 공군이 처음으로 다국적 전쟁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전투기를 해외로 파견한 호주 RAAF 다윈에 주차된 FA-50 전투기. 사진=로이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과 전투기 추가 판매를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FA-50 경전투기 24대를 판매한 데 이어 추가 수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KAI는 10월 19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군기지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전람회에서 최신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비행 시연을 선보였다. 필리핀 대표단도 5일간의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어로 '매'를 의미하는 보라매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시장에서 중국의 J10, FC31 전투기에 맞설 수 있는 전력으로, 내년 말까지 한국 공군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KAI 국제 비즈니스 개발(아시아) 수석 관리자는 "우리는 필리핀 공군을 소중히 여긴다. 그들은 이미 FA-50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추가 부대를 주문했다"며 "그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필리핀 공군의 주요 항공기 공급업체로, 2014년부터 FA-50 경전투기 12대가 운용되고 있다. 올해 초 필리핀은 업그레이드된 FA-50 전투기 12대를 추가로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은퇴한 한국 공군 대령이자 현재 KAI의 글로벌 사업부 전문 고문은 "우리의 강점은 언제든지 가동률을 85%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무슨 일이 발생하면 FA-50이 언제 어디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FACTS 아시아의 빈센트 카일 파라다 연구원은 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으로 촉발된 무기 수요가 한국의 수출 지향적 방위 산업에 기회를 열어주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무기는 서구 제조업체에 비해 비용이 저렴함에도 일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며 "더 가깝기 때문에 한국 제조업체는 기술 이전을 포함해 지역 고객에게 상당한 애프터 서비스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의 무하마드 파이잘 압둘 라만 연구원은 "불안정한 지정학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국가 안보와 억지력 구축을 우선시한다"며 "전투기와 같은 하드웨어 판매는 동일한 군사적 위협을 공유하고 동맹국 네트워크의 일부인 아시아 국가 간의 정치적 동맹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필리핀 공군 대변인 콘수엘로 카스티요 소령은 지난 6월 기자들에게 다목적 제트 전투기 인수 제안이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스티요는 "이 12대의 추가 FA-50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호하고 모니터링해야 할 군도 지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여전히 더 많은 전투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 소재 싱크탱크 국제 개발 및 안보 협력의 체스터 카발자 회장은 필리핀이 지난해 10월 한국과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켰고 이는 기술 이전 및 무기 판매로 확장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FA-50을 추가로 구매하면 파트너십의 신뢰성과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은 필리핀의 다목적 전투기 운용에 대한 전투 숙련도를 칭찬했기 때문에 필리핀 조종사들에게도 자부심의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필리핀 방산 수출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한국산 전투기와 잠수함을 도입했으며, 태국과 말레이시아도 한국 방산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방산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군사력 강화에 나서면서 한국 방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이와 별도로 지난 3월 미국으로부터 F-16 다목적 전투기 20대를 55억 달러에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자금 제약으로 인해 F-16 전투기 구입 계획이 보류되었다고 밝혔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워싱턴 주재 필리핀 대사는 당시 마닐라가 국방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의회가 할당한 자금을 받을 것이라는 "좋은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방산 업계는 필리핀의 F-16 도입이 지연되는 것을 한국산 전투기 추가 수출의 기회로 보고 있다. FA-50보다 성능이 뛰어난 KF-21이 실전 배치되면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에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한국이 동남아시아에서 방산 수출을 확대하면서 중국 및 서방 무기 제조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적정 가격, 우수한 성능, 신속한 인도, 기술 이전 등이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꼽힌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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