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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AI 가속기 칩 출시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장'...주가 11%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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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로고가 컴퓨터 마더보드 위에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새로운 인공지능(AI) 가속기 칩을 출시한다고 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엔비디아에 맞서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번 제품 출시는 퀄컴의 전략적 전환점을 의미한다. 회사는 지금까지 무선 연결 및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에 주력해 왔으며,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칩 시장에는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았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2026년 출시 예정인 ‘AI200’과 2027년 선보일 ‘AI250’을 액체 냉각식 서버 랙 전체를 채우는 형태의 시스템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로써 퀄컴은 회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랙 단위로 공급하는 엔비디아와 AMD의 제품 구성을 따라잡게 됐다. 해당 시스템은 최대 72개의 칩이 하나의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최첨단 AI 모델을 구동하는 연구소나 기업이 요구하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퀄컴의 데이터센터용 칩은 스마트폰용 칩에 사용되는 ‘헥사곤’ 신경처리장치(NPU)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퀄컴 데이터센터 및 엣지 부문 총괄 두르가 말라디는 기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처음에 다른 분야에서 성과를 입증한 뒤, 그 역량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데이터센터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NBC는 퀄컴의 데이터센터 시장 진입이 현재 기술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인 AI 중심 서버 인프라 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 규모는 약 6조7000억 달러(약 9580조 원)에 이를 전망이며, 그중 대부분이 AI 칩 기반 시스템에 집중될 전망이다.
AI 반도체 산업은 현재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폭발적인 판매 성장세에 힘입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4조5000억 달러(약 6400조 원)를 넘어섰다. 오픈AI의 GPT 시리즈, 즉 챗GPT를 구동하는 대규모 언어모델 역시 엔비디아 GPU로 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달 초 GPU 2위 제조사인 AMD로부터 칩을 구매하고, 필요할 경우 회사의 지분 일부를 인수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도 자체 AI 가속기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퀄컴은 이번에 공개한 AI 칩이 모델 훈련이 아닌 추론 단계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픈AI 같은 연구기관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해 새로운 AI 능력을 ‘학습’시키는 대신, 이미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실행하는 과정에 최적화된 접근이다.
퀄컴 측은 자사의 랙 단위 AI 시스템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등 고객에게 운영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 대의 랙은 약 160킬로와트의 전력을 사용해, 엔비디아 GPU 시스템과 유사한 수준의 고출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퀄컴 주가는 이날 AI 가속기 칩 출시 소식에 11%(18.74달러) 급등한 187.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한때 20% 넘게 폭등하며 205.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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