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백 기반 345억 원 투입, 국산화율 대폭 높여 수출 경쟁력 강화

해외 방산전문매체 아미 리코그니션은 지난 21일(현지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K-NIFV 실물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K-NIFV는 호주군이 채택한 레드백 장갑차를 바탕으로 개발됐지만,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무인 포탑을 채택해 성능을 높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345억원 예산으로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8년 3월 완성을 목표로 한다.
무인포탑 채택해 승무원 8명·적재 공간 늘려
K-NIFV는 무인 포탑을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레드백이 유인 포탑을 채택한 것과 달리, K-NIFV는 무인 포탑으로 바꿔 차체 내부 공간을 크게 늘렸다. 이를 통해 8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임무 장비를 실을 수 있는 공간도 더 확보했다.
무장 체계는 30mm 기관포를 기본으로 하되, 40mm 케이스 텔레스코프(CTA) 기관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동축 7.62mm 기관총과 함께 한화 정밀유도탄 사업부가 개발하는 국산 대전차 미사일(ATGM) 2기를 실을 수 있다.
주목받는 부분은 3단계 드론 방어체계다. K-NIFV는 AI 탐지 체계, 레이더 유도 원격무기체계(RCWS), 능동방어체계(APS)를 합친 방어망을 구축했다. 3~4km 거리에서는 기관포로 배회형 드론을 격추하고, 약 1km 거리에서는 레이더와 AI가 연동된 원격무기체계가 소형 드론을 요격한다. 300m 안으로 들어온 위협에는 능동방어체계가 요격탄으로 맞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기갑 부대를 위협한 배회 탄약과 소형 쿼드콥터를 막기 위해 단계별 방어체계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핵심 부품 국산화로 수출 경쟁력 높여
반면 K-NIFV는 한화시스템이 능동방어체계(K-APS)와 조준경을 개발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가 원격무기체계를 맡는다. 기관포와 변속기는 SNT다이내믹스가 국산화한다. 이를 통해 수출 통제 품목을 없애고 운용·유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NIFV를 한국군의 노후한 K200A1 정찰 차량 교체 사업에 투입한다. 이후 직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능동 현가장치를 더한 블록-2 모델을 개발해 K21 장갑차를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루마니아·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 공략 나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NIFV를 수출형으로 키운다. 초기 수출 대상국으로 루마니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했다.
K-NIFV 공개는 한국 방위산업 성장세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지난 8월 2026년 국방예산을 66조 2947억 원으로 편성해 올해보다 8.2% 늘렸다. 이는 2008년(8.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한국 방산 수출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한국 방산 4개 기업의 지난해 무기 수출 수익은 110억 달러(약 15조7400억 원)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이는 일본 5개 기업의 100억 달러(약 15조3100억 원)를 넘어선다.
해외 방산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유럽 국가들의 재무장 움직임이 한국 방산업체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대량 수출하고,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공급한 것이 대표 사례다.
업계에서는 K-NIFV가 드론 위협이 늘어나는 현대전에 맞춘 플랫폼으로 평가받으며 수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