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혁 사장 "2나노 양산 순조…세계 1위 탈환 자신"
SK하이닉스 "韓 반도체 중대 전환점"…업계, 공급망 다변화 기대
SK하이닉스 "韓 반도체 중대 전환점"…업계, 공급망 다변화 기대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대통령실 주재 회의에서 2나노 공정의 순조로운 진전을 밝히며, 세계 파운드리 1위 탈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이 기술을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21일(현지 시각) IT 전문매체 WCCF테크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2나노 GAA 공정의 수율 목표를 70%로 설정했다. 당초 목표였던 50%에서 20%포인트나 상향 조정한 수치다.
이번 수율 목표 상향은 지난 몇 년간 TSMC에 밀려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전했던 삼성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며 TSMC에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내주었다. 업계는 이번 2나노 공정을 시장 재진입의 '핵심 기회'로 평가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개발 현황을 근거로 삼성의 '운이 마침내 돌아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의 2나노 GAA 공정은 지난 9월 말 차기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2600' 양산을 시작하며 처음 적용했다. 업계는 삼성이 엑시노스 2600의 성공적인 내부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노드를 더 큰 규모로 배치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안 논의 회의에서 송재혁 사장은 2나노 GAA 공정에 대해 "매우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송 사장은 2나노 GAA 노드를 통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열망을 강력히 시사했다.
삼성의 첫 2나노 GAA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은 초기 내부 테스트 결과, '괴물'과 같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칩셋은 다양한 테스트에서 애플의 'A19 프로'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가볍게 능가하는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용 제품의 실제 결과는 테스트와 다를 수 있으나 업계는 삼성의 2나노 GAA 기술이 시장에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 "중대 전환점"…정부 지원 필요성 역설
삼성의 이러한 약진은 경쟁사이자 협력사인 SK하이닉스에도 큰 관심사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삼성의 GAA 기술 개발 동향을 주시하며 "이 기술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송 사장은 TSMC를 추격하는 문제, 특정 기술 및 인력 자원 확보와 관련된 과제들을 언급하면서 기업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막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2나노 양산 성공이 삼성전자를 넘어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복원을 의미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핵심 기술력 확보와 정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2나노 칩의 본격적인 양산이 다가오는 가운데 수율 목표를 70%로 상향 조정한 것은 삼성 내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대통령실 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은 삼성이 계획했던 2나노 공정 수율 및 칩 성능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세대 공정 '착착'…"공급망 다변화 긍정적"
삼성은 차세대 노드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이미 SF2P(혹은 2GAA)로 부르는 2세대 2나노 GAA 공정의 기본 설계를 완료했으며, 'SF2P+'로 이름 붙인 3세대 공정 또한 2년 내 개발을 마칠 목표로 하고 있다. TSMC의 N2P, N2X 등 차세대 노드 개발 일정에 대응하며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이번 2나노 공정 진전이 미국·일본·유럽 등이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삼성의 2나노 공정 수율이 실제로 목표치에 이르는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가, TSMC와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판가름할 핵심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SK하이닉스 역시 2세대 3Gb DDR5 "A-다이" 칩이 포착되는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AKBD 빈(Bin)은 기본 7200MT/s 속도를 시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