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中, 트럼프 관세전쟁 속 한·일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 워싱턴서 한·일 중앙은행 총재와 논의
지역 금융안전망 강화·위안화 사용 확대…달러 의존도 낮추기
중국 인민은행(PBOC) 총재 판공성(Pan Gongsheng).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인민은행(PBOC) 총재 판공성(Pan Gongsheng).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 속에서 지역의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경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3자 통화 스와프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 판공성 총재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례 회의와 별도로 한국과 일본의 이창용 총재, 우에다 가즈오 총재와 함께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소식통은 "그들은 한동안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국 협력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는 현지 통화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중앙은행 간에 자주 사용되는 도구다. 또한 다자간 기관의 구제 활동 외에도 부채 위기 시 재정적 구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정책 논의는 중국 정부가 미국 달러에 대응하고 경제 규모를 합쳐 세계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동아시아 3개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의 해외 사용을 늘리려는 오랜 노력 속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의 높은 관세로 황폐화된 미국의 긴밀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2024년 무역액 기준으로 중국의 네 번째와 여섯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중국-한국-일본 통화 협정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지, 그리고 2000년 5월에 동남아시아 10개국을 포함하는 다자간 통화 스와프 협정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해당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러한 협력에 대한 더 많은 논의는 다가오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함께 전개될 수 있다.
지난주 온라인 성명에서 중국 중앙은행은 세 총재가 최근 경제 및 금융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자세히 밝히지 않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통화 스와프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는 3국 간의 양자 협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5년 통화 스와프 총 4000억 위안(약 561억8000만 달러)이 이번 달에 만료될 예정이다. 중국은 2024년 10월 일본은행과 총 2000억 위안 규모의 3년 양자 스와프을 체결했다.

한·일 통화 스와프은 2023년 12월에 복원됐으며, 규모는 미화 100억 달러, 기간은 3년이다.
지난주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제출한 성명에서 판 총재는 무역 긴장이 글로벌 금융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9월 유럽중앙은행과 3500억 위안, 지난주 워싱턴에서 아이슬란드와 35억 위안 5년 스와프를 갱신하는 등 전 세계 32개 중앙은행과 9월 말 현재 총 4조5000억 위안에 달하는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중앙은행 산하 신문인 파이낸셜 뉴스는 "중국인민은행이 구축한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는 이미 글로벌 금융 안전망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고 지난주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는 "앞으로 중앙은행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 및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및 지역과의 협력을 심화하고, 스와프 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통화 스와프 협력의 범위를 체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한·일과의 통화 스와프 논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동아시아 경제권의 금융 협력 강화 필요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한 국제금융 전문가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한·중·일 모두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내 금융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특히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통화를 사용한 결제를 확대하려는 중국의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3자 통화 스와프가 실제로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의 반대나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금융 협력은 경제적 필요에 따른 것이지만 한·일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3자 협정보다는 기존 양자 협정을 연장하거나 확대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스와프 협력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교훈에서 비롯됐다. 당시 외환 유동성 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지역 차원의 금융 안전망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2000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가 출범했고, 이후 한·중·일과 아세안 국가들 간의 양자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가 구축됐다.

중국은 최근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통화 스와프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과 맺은 통화 스와프 규모는 4조5000억 위안(약 630억 달러)에 달한다.

한·중·일 3국은 합쳐서 세계 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들이다. 이들 간의 금융 협력 강화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3국 간 정치적 갈등과 역사 문제, 영토 분쟁 등이 경제 협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금융 협력이 이러한 정치적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