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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육군, 1500억달러 인프라 개편에 '사모펀드 자금' 유치 추진

다니엘 드리스콜 미 육군성 장관. 사진=성조기이미지 확대보기
다니엘 드리스콜 미 육군성 장관. 사진=성조기
미국 육군성이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인프라 재편을 추진하기 위해 아폴로, 칼라일, KKR, 서버러스 등 미국 월가의 대형 사모펀드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다니엘 드리스콜 미 육군성 장관은 전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함께 월가의 주요 사모펀드 경영진 15명가량을 초청해 ‘전략 프로젝트 제안 포럼’을 열고 민간 자본을 활용한 군 시설 현대화 방안을 논의했다.

드리스콜 장관은 FT와 인터뷰에서 “우리 창고와 병기고에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자산이 많다”며 “이런 자산을 민간 투자자들과 공유해 창의적이고 독특한 금융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실질적이고 굵직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드리스콜 장관은 투자자들에게 “토지 대금을 현금 대신 컴퓨팅 파워로 지불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예컨대 군 기지 내 데이터센터나 희토류 정제시설을 세우는 형태의 협력이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민간 자본과의 협력, ‘전례 없는 시도’


이번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8월 발표한 ‘연금자산의 사모시장 투자 허용’ 행정명령에 이어 13조 달러(약 1경8066조 원) 규모의 사모자본 업계를 국가안보 분야에 직접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군 기지 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정부와 장기 임대계약을 맺는 방안 등 자본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베선트와 드리스콜이 민간 자본과의 협력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드리스콜 장관은 “향후 10년간 인프라 예산으로 150억 달러(약 20조8000억 원)만 확보된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1500억 달러가 필요하다”면서 “외부 자본 없이는 이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육군 혁신전환(Army Transformation Initiative)’이라는 이름의 개편 구상을 추진 중이며 빅테크와 방산 스타트업의 참여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식 접근이 육군에 가장 적합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 희토류 비축·민간 투자 병행 추진


드리스콜 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해 미국 내 전략광물 비축과 공급망 강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육군성이 민간 기업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7월 자국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즈에 4억 달러(약 5560억 원)를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그는 “필요하다면 우리가 광물을 보유했다가 공급업체에 판매하고, 완성품을 다시 사들이는 형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리스콜 장관은 이번 회의 후 “각 사모펀드가 제출한 투자 제안을 검토한 뒤 뉴욕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며 연말까지 복수의 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아폴로, 칼라일, KKR, 서버러스 외에도 어드벤트인터내셔널, BDT & MSD, 여러 대형 패밀리오피스가 참여했다. 서버러스는 스티브 파인버그가 설립했으며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 부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칼라일은 운용자산 4650억 달러(약 646조 원), 서버러스는 650억 달러(약 90조 원)를 각각 관리하고 있으며 두 회사 모두 방위산업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회의는 미 정부가 군수·기술 분야의 대규모 자본 조달을 위해 민간 금융권과의 협력을 본격화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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