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양산 목표·주행거리 1,300km 전망…中 배터리 기술 경쟁 ‘격화’
SK온·토요타·폭스바겐도 개발 가속…글로벌 전고체 전지 레이스 본격화
SK온·토요타·폭스바겐도 개발 가속…글로벌 전고체 전지 레이스 본격화

20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일렉트라이브에 따르면 체리는 컨퍼런스에서 600Wh/kg의 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한 새로운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이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는 이론적으로 한 번 충전으로 1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지만, 실제 주행 거리는 1300km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2026년에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27년에 더 넓은 시장 출시를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카뉴스차이나에 따르면 "체리 전고체 배터리 연구소는 모듈을 개발하고 리튬이 풍부한 망간 양극 재료와 쌍을 이루는 현장 중합 고체 전해질 시스템을 채택했다."
2024년 말 체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발표했는데, 이는 같은 해 에너지 밀도 400Wh/kg을 달성하고 2025년까지 600Wh/kg으로 상승할 계획이며, 2026년에는 자동차에 첫 번째 테스트 적용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후 2027년에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당시 체리는 새로운 배터리 자회사인 쿤펑 배터리 브랜드(Kunpeng Battery Brand)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회사는 현재 2026년에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며 빠르면 2027년까지 상업 시장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체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원통형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체리와 고선하이테크(Gotion High-Tech, Anhui Anwa New Energy Technology)의 지원을 받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액시바(Axxiva)는 이미 첫 번째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생산을 시작했다. 액시바의 프로토타입은 7월에 배터리가 조립 라인에서 출시되기 시작했을 때 300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더 높은 에너지 밀도, 더 빠른 충전 속도, 더 나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다.
체리의 600Wh/kg 에너지 밀도는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2배 수준이다. 이는 같은 크기의 배터리로 훨씬 더 긴 주행 거리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전고체 배터리를 둘러싼 개발 현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토요타는 불과 며칠 전 스미토모와의 개발 파트너십을 확대했고, 중국 금속연구소는 그 직전에 전고체 배터리용 새로운 폴리머를 개발했다.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파일럿 플랜트를 신설했고, 폭스바겐도 자체 배터리 기술로 개발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주행 거리 불안을 해소하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전기차 대중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산업 애널리스트는 "체리의 600Wh/kg 달성은 인상적이지만, 실험실 수준의 성과를 대량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라며 "생산 비용, 내구성, 안전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고체 배터리는 수년간 "곧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술적·경제적 장벽으로 인해 상용화가 지연되어 왔다. 특히 고체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가 액체 전해질보다 낮아 출력 성능이 제한되고, 제조 비용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를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막대한 연구개발 지원을 하고 있다.
체리의 경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성공한다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프리미엄 차량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중 차량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SDI와 SK온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2027~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기업이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체리의 이번 발표는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체리의 2027년 양산 계획이 실현될지, 그리고 실제 성능과 비용이 상업적으로 경쟁력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