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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폭스콘, '아이폰 공장' 넘어 中 에너지 저장 시장 정조준

정저우에 2만㎡ 공장, 4분기 양산…산업·상업용 ESS로 승부
제조 노하우·3대 투자 모델 앞세워…中 현지 기업과 치열한 경쟁 예고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폭스콘이 '아이폰 공장' 이미지를 넘어 중국 에너지 저장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폭스콘은 허난성 정저우에 2만㎡ 규모의 공장을 짓고 올 4분기부터 산업·상업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양산을 시작하며 현지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폭스 에너스토어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폭스콘이 '아이폰 공장' 이미지를 넘어 중국 에너지 저장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폭스콘은 허난성 정저우에 2만㎡ 규모의 공장을 짓고 올 4분기부터 산업·상업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양산을 시작하며 현지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폭스 에너스토어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폭스콘이 중국 에너지 저장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에너지 저장 사업 부문을 '폭스 에너스토어(Fox EnerStor)'라는 새 이름으로 바꾸고, 산업·상업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시장을 겨냥한다. 이는 폭스콘 그룹이 추진하는 핵심 신사업 개발 전략 '3+3+3'(신에너지, 전기차, 디지털 헬스) 가운데 하나다. 아이폰 조립으로 알려진 폭스콘이 신에너지 분야를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어서, 세계 공급망 지형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각) 디지타임에 따르면 폭스콘은 10월 21일 허난성 정저우 공항 경제구 신사업 본부에서 폭스 에너스토어 상표를 공개하고, 모든 산업과 상업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 ESS 해결책을 선보인다. 이는 폭스콘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3+3+3' 혁신 전략의 핵심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정저우 기지, 폭스콘 신에너지 전략의 심장부로


이번 상표명 교체를 주도하는 '폭스콘 신에너지 배터리(정저우)'는 기존 '푸루이 신넝'이라는 회사 이름에서 벗어나 그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회사 쪽은 "새로운 폭스 에너스토어 상표는 폭스콘이 수십 년간 쌓은 정밀 제조 기술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에너지 저장 사업을 그룹 신에너지 생태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오랫동안 키우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폭스 에너스토어는 폭스콘의 신사업개발그룹이 직접 운영한다. 폭스콘은 2025년 초 정저우에 신사업 본부를 세우며 연구개발, 제조, 투자, 금융, 마케팅, 인재 개발 같은 7개 핵심 부문을 통합 운영해 현지 신에너지 산업 확장의 거점으로 삼았다. 이는 정저우를 그룹 신흥 산업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4년 10월 문을 연 폭스콘 신에너지 배터리(정저우)는 그룹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정저우 공항 근처 저후이 산업단지에 자리 잡았다. 약 2만 제곱미터 넓이의 시범 공장은 최신 자동화 배터리 모듈 조립 설비를 갖춰, 일반 산업단지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까지 여러 환경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회사는 에너지 저장 장치 제조 능력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2025년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이 시설은 배터리 셀부터 시스템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안전과 운영 관리 체계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스마트 제조, 산업단지와 철도 시스템 같은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일부 도입 기업은 해마다 1000만 위안(약 19억 원) 넘는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제조 DNA' 이식하고, 투자 문턱 낮추고


폭스콘은 기업 고객의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고 세 가지 맞춤 협력 방식을 내놨다. 첫째는 '에너지 관리 계약(EMC)' 방식으로, 폭스콘과 협력사가 함께 돈을 투자하고 시스템 운영으로 얻는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둘째는 '금융 리스' 방식으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면서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마지막 '자체 투자' 방식은 고객이 시스템 소유권을 직접 가지며, 약 4년의 투자 회수 기간을 목표로 한다. 운영 안전을 보장하는 별도 보험 안전장치도 지원한다.

류슈핑 폭스콘 신에너지 배터리 에너지 저장 영업 총괄은 "폭스콘이 수십 년간 쌓은 정밀 제조 경험과 튼튼한 품질 관리 체계가 에너지 저장 장치 생산 라인에 그대로 적용됐다"며, "자동 레이저 용접과 광학 검사 공정 같은 첨단 제조 기술을 써서 높은 수율과 한결같은 품질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폭스콘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세계적 제조 규모 △높은 신뢰성 표준을 꼽는다. 특히 전기차와 서버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고출력 모듈 설계와 열 관리 능력은 ESS 생산 규모를 늘리는 데 튼튼한 기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장밋빛 전망 속 '기술·경쟁' 높은 장벽


다만 밝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ESS 산업이 높은 기술 장벽을 갖고 있고, 배터리 소재 기술, 시스템 안전 관리, 오랜 유지보수 등에서 폭스콘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폭스콘의 주력 사업인 전자제품 조립과는 근본부터 다른 분야다. 특히 중국 시장은 현지 선두 기업들이 배터리와 시스템 통합 분야의 상류 공급망을 단단히 쥐고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따라서 앞으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제품 인증을 확보하며, 상표 신뢰도와 사후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이 오랜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폭스 에너스토어 출범과 양산 계획 발표로 폭스콘의 신에너지 사업은 이제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들어섰다. 자동화 제조 능력과 통합 공급망, 현지 거점을 바탕으로 중국을 넘어 국외 시장까지 차츰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폭스콘이 중국 ESS 시장의 매우 심한 '소모적 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갖추느냐가 빠르게 변하는 에너지 산업에서 앞으로의 위상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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