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호 ‘출하 7% 감소’…디자인 혁신이 오히려 실용성 발목 잡았다”

인도네시아 IT 전문매체 셀룰라(Selular.id)는 일본 미즈호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올해 아이폰 전체 출하 목표를 2억4,600만 대에서 2억2,900만 대로 낮췄다”며 “전년보다 7% 감소할 것”이라고 지난 19일(현지시각) 전했다. 감산 조치는 ‘에어’ 모델의 판매 정체를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완판’, 서구 시장은 냉정
아이폰17 에어는 중국에서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두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초반 반응이 뜨거웠다. 반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 흐름이 주춤하며 재고가 쌓이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아이폰17의 기본형과 프로(Pro) 모델은 수요가 안정적이지만, 에어 모델은 초기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기본형 생산을 200만 대, 프로를 100만 대, 프로맥스를 400만 대 증산하는 대신, 에어 모델 생산을 100만 대 줄였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에서는 얇은 디자인이 세련된 이미지를 준 반면, 서구 소비자는 배터리 용량과 내구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시장의 문화적 특성이 판매 격차를 벌렸다”고 설명했다.
‘얇을수록 좋다’는 명제의 역풍
아이폰17 에어는 두께 5.6mm, 무게 165g으로 애플 역사상 가장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이다.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과 티타늄 강화 유리로 내구성을 확보했지만, 이러한 초슬림 설계는 배터리 용량 제약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두께는 기존 프로 모델(5mm)보다 절반 수준인 약 2.5mm에 불과하며, 용량도 약 2,800~3,000mAh로 전작 아이폰16(3,561mAh)보다 크게 낮다. 일각에서는 “보조배터리 수준의 지속시간”이라는 사용자 불만도 나온다. 디자인 혁신이 곧바로 실사용 효율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디스플레이는 6.6인치 대화면으로, 프로맥스보다는 작지만, 기존 플러스 모델보다 크다. 듀얼 카메라 대신 단일 렌즈를 적용한 점도 두께를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얇기 경쟁에 몰입하다 핵심 사용 경험이 다소 희생된 사례”로 평가한다.
감산은 ‘수익성 전략’의 일환
애플은 생산 전략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유연성을 보여왔다. 주요 부품 공급업체들과 실시간 생산 조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비중을 즉시 변경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감산 조치 역시 시장 신호를 분석한 결과로 알려졌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전략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프로 라인으로 물량을 돌리는 방식”이라며 “출하량은 줄어도 수익성 방어에는 유효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디자인 경쟁의 한계점 드러나”
IT 분석기관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7 에어는 상징성으로 주목받았지만, 시장의 기준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며 “소비자는 이제 디자인보다 사용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더 본다”고 분석했다.
애플 관계자는 “이번 감산은 일시적인 생산 조정으로, 아이폰17 전체 시리즈의 성장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선 “‘얇기’라는 아이덴티티가 오히려 족쇄가 됐다”며 “다음 세대 제품은 실사용 효율과 혁신 기능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이폰17 에어가 던진 메시지는 간단하다. 얇음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사로잡을 ‘새로운 기술력’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