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엔비디아, '피지컬 AI' 상용화…"AI, 현실 세계와 소통 시작"

코스모스 플랫폼, GM 등 완성차 업계 혁신 주도…'합성 데이터'로 개발 속도↑
젠슨 황 "자율 시스템의 토대"…로봇·스마트 제조 등 산업 전반 확산 예고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상용화의 첫걸음을 뗐다. 코스모스 플랫폼을 통해 GM 등 완성차 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젠슨 황 CEO는 AI가 현실 세계와 소통하며 자율 시스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스마트 제조 등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이 기대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상용화의 첫걸음을 뗐다. 코스모스 플랫폼을 통해 GM 등 완성차 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젠슨 황 CEO는 "AI가 현실 세계와 소통하며 자율 시스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스마트 제조 등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이 기대된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디지털의 경계를 넘어 물리적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주창한 '피지컬 AI(Physical AI)'가 그 변혁의 중심에 섰다. 2025년부터 기술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 개념은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 산업에서 마침내 상용화의 닻을 올렸다. 단순 정보 처리를 넘어 인간처럼 추론하고 행동하는 AI의 등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고 로봇 및 모빌리티 산업 전반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고 대만 디지타임스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피지컬 AI의 핵심은 물리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 추론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이는 마치 인간이 상식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과 비슷하다. 가령 자율주행차가 주행 중 다른 차량 뒤로 잠시 사라진 보행자를 인지했을 때, 시야에서 사라졌다고만 판단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며 잠시 후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해야 한다.

또는 주변 정황을 종합해 보행자가 이미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갔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이처럼 물리 법칙과 상식,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수준 높은 사고 체계를 시스템에 구현하는 것이 피지컬 AI의 목표다. 엔비디아는 '인식'에서 '예측'으로의 도약이 AI 기술의 다음 단계를 규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현실로 다가온 AI, 자동차 산업부터 변화의 바람


엔비디아가 이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내놓은 코스모스 플랫폼은 물리적 모의실험, 대규모 자료 가공, 신경망 훈련 등을 통합해 완성차 업체의 데이터 관리 방식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개발 속도를 크게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너럴 모터스(GM)는 2025년 엔비디아와 AI, 모의실험(시뮬레이션), 고속 연산(가속 컴퓨팅) 분야까지 협력을 넓혀 기술 동맹을 다졌다. GM은 자사 ADAS '슈퍼 크루즈'에 코스모스를 더해 완전 자율주행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코스모스 플랫폼을 공개 도입한 곳은 GM을 포함해 몇몇에 그치며, 대다수 완성차 업체는 기술 검증과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단일 플랫폼 하나가 세계의 복잡하고 다양한 주행 환경에 모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이런 우려에 대한 해법으로 '합성 데이터' 생성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실제 주행 자료를 따로 모으지 않고도 가상 환경에서 수십억 킬로미터에 이르는 모의 주행 자료를 만들어 모델 훈련 효율과 정확성을 높인다. 또한 플랫폼이 오픈소스로 제공되어 다양한 기업 누구나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다. 이는 후발 주자가 선두와의 기술 격차를 좁힐 발판을 제공한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자율주행 서비스 기업들은 코스모스 플랫폼을 훨씬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신생기업부터 화물차 운송, 차량 호출 플랫폼까지 여러 기업이 코스모스 도입을 공식 발표하며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차량 자료 플랫폼 넥사(Nexar)는 실제 주행 자료와 코스모스를 함께 써서 모델을 훈련하고, 자율주행 화물차 기업 플러스(Plus)는 '슈퍼드라이브' 소프트웨어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이 플랫폼을 쓴다. 이 밖에도 옥사(OXA), 포어텔릭스(Foretellix), 패러렐 도메인(Parallel Domain), 우버(Uber), 와비(Waabi) 등이 기술 개발 시간을 줄이고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코스모스를 택했다. 중앙집중적으로 관리되는 차량과 데이터 시스템, 비교적 통제된 운용 환경 덕분에 이들 기업이 코스모스의 최적화 및 추론 기능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너머 현실로…AI의 새로운 지평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GTC 2025'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는 오늘날 AI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진화"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AI가 기존의 정보 처리를 넘어 현실 세계를 스스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미래를 힘주어 말하며, 이는 수동 지능이 구체적인 능력을 갖게 되는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피지컬 AI는 세상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행동하는 기계에 관한 것이며, 자동차, 로봇, 그리고 그 너머 모든 자율 시스템의 토대"라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AI의 새로운 갈래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이 분야 자체의 발전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이다. 디지털 계산과 물리 작동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추론을 행동으로 연결해 AI의 활동 무대를 현실 세계로 넓힌다. 완성차 업체에는 자료 자산 관리의 고도화와 깊이 있는 기술 통합을, 자율주행 서비스 기업에는 시장 진입을 앞당기는 지름길을 열어준다. 나아가 피지컬 AI는 자동차 산업을 넘어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 물류 등 다른 산업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자율주행 서비스라는 두 축의 발전은 전 세계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