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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전자 인도법인, 13억 달러 IPO…17년 만의 최고 경쟁률

청약 경쟁률 54대 1, 시가총액 모회사 추월 전망…세계 투자자 몰려
인도 IPO 시장에 활력…연말 사상 최대 기록 경신 기대감
LG전자 인도법인이 13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에서 17년 만에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도 증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인도법인이 13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에서 17년 만에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도 증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

LG전자 인도법인이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화려한 증시 입성을 예고했다. 13억 달러(약 1조8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공모주식 수의 54배에 이르는 청약이 몰려들며 17년 만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이상 IPO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성공은 인도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비공식 시장에서는 이미 공모가보다 30%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러, 상장 첫날 주가 급등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

'17년 만의 최고'…기관 수요가 흥행 이끌어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은 뭄바이 증시 데뷔를 앞두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총 1160억 루피(약 13억 달러)를 조달한 이번 IPO에서, 투자자들은 공모 물량보다 54배 많은 매수 주문을 쏟아냈다.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 대형 IPO 가운데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다.

투자자들은 상장 전부터 이런 흥행을 예견했다. 인베스터게인닷컴 같은 현지 IPO 정보업체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의 주식은 장외 비공식 시장에서 공모가(1140루피)보다 약 30% 높은 값에 거래되며 강력한 매수세를 형성했다. 이 같은 추세가 상장 뒤에도 이어진다면, LG전자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110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를 가뿐히 웃돌 전망이다. 한국 모회사인 LG전자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이 같은 전망은 인도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상표 가치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번 흥행은 올해 인도 최대 규모 IPO였던 타타 캐피털이 상장 첫날 1.4%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성공한 데뷔는 인도의 빠른 소비 경제 성장에 돈을 대려는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이 여전히 풍부함을 보여준다.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기업들에도 좋은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성공 뒤에는 세계 '큰손'들의 신뢰가 있었다. 아부다비, 노르웨이, 싱가포르의 국부펀드를 비롯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 쟁쟁한 기관 투자자들이 핵심 투자자로 대거 참여해 IPO의 초석을 다졌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IPO 계획이 한때 보류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처럼 견고한 세계 기관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분위기를 뒤바꾸는 데 큰 힘이 됐다.

인디트레이드 캐피털의 수딥 반디오파디아이 그룹 회장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나타난 뜨거운 관심, 특히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의 수요를 고려할 때, LG전자 인도법인은 성공적인 시장 데뷔로 인도의 가장 큰 축제인 디왈리의 불꽃을 화려하게 쏠아 올릴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적인 상장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리는 여러 기업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신중론도 나온다. 현지 증권사 셰어칸은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35배라며 IPO 가격이 이미 '공정가치'에 가깝게 매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BI 증권 등 다수 전문가는 LG전자 인도법인이 경쟁사보다 "뛰어난 수익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하며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

인도 IPO 시장 '활활'…대어급 상장 줄이어


LG전자 인도법인의 IPO는 인도 증시가 기록을 세우는 한 달을 이끌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인도 IPO 시장의 총 조달 자금은 50억 달러(약 7조1300억 원)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IPO 성공으로 올해 인도 증시의 누적 IPO 조달액은 150억 달러(약 21조40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 기세라면 지난해 기록인 약 210억 달러(약 29조9700억 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든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연초 주춤했던 인도 발행 시장이 하반기에만 최대 180억 달러(약 25조69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가파른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앞으로 렌즈카트 솔루션스, 그로우의 모회사 빌리언브레인스 개라지 벤처스, ICICI 프루덴셜 자산운용 같은 유력 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인도 증시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듯하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성공한 상장은 인도 IPO 시장의 활황, 세계 투자자의 굳건한 신뢰, 그리고 대형 거래 중심의 시장 구조 변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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