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첫 금리 인하 결정 당시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9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몇몇 위원들은 물가상승세가 여전히 목표 수준 위에 머물 위험이 있다며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FOMC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4~4.25%로 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단행된 금리 인하였다.
그러나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가 다시 높아지며 2% 목표 달성이 정체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제때 목표로 복귀하지 않으면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는 8월 기준 전년 대비 2.7% 상승해 2.6%를 기록한 7월보다 소폭 높아졌다. 이에 따라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회의록 공개 직후 0.03%포인트 상승한 3.59%를 기록했다.
FT는 이번 회의록이 연준 내부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견해차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2명의 FOMC 투표권자 가운데 11명이 인하에 찬성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역 출신인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단독으로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당시 공개된 점도표에서도 위원 다수는 올해 안에 최소 두 차례의 추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반면 미란 이사는 보다 급격한 인하를, 또 다른 한 위원은 현재 수준보다 0.25%포인트 높은 금리를 선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올해 들어 물가가 다소 상승했지만 완화적 정책을 지지하는 위원들은 “무역정책의 인플레이션 영향은 수입품에 국한되며 광범위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노동시장 약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함께 완전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수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끝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했으나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면서 연준 독립성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