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총재가 내다봤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은 명확하지 않다”며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이 멈추는 조짐을 보이는 동시에 경기 역시 다소 둔화하고 있어 연준이 미세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 “물가 둔화 멈췄지만 경기 약화…연준, 추가 완화 여력 있어”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3.8% 성장하며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고용 회복세는 다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고용은 생각보다 약하다”며 “이런 복합적 상황 속에서 연준의 금리 결정이 어느 때보다 정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경기 과열을 막는 수준에서 긴축을 유지하면서도 고용시장 급랭을 방지하기 위한 완화적 기조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IMF는 서비스 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향후 관세 인상분이 본격 반영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 관세 아직 체감 안 돼…저가 소비재부터 주시해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아직 그 부담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재고를 미리 확보했으며 일부는 이익률이 높은 품목에서 추가 비용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무역가중 평균 관세율은 약 17.5%로 4월 예상치(23%)보다 낮고 실질 징수율은 10% 미만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며 “특히 저가 소비재 부문에서 기업들의 여유가 줄어들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세계는 다극화로 이동…코로나 이전 체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수십 년간 낮은 관세 기조를 유지해온 국제 무역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이제 더욱 다극적인 형태로 재편되고 있으며 아세안·걸프 지역·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 지역 통합과 금융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이어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 중심의 새로운 무역 질서가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