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 세금 감면·인프라 등 종합 지원책 제시
SK하이닉스, "검토 중" 신중한 태도…韓·中·美 중심 생산망 유지
SK하이닉스, "검토 중" 신중한 태도…韓·中·美 중심 생산망 유지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빨라지는 가운데, 인도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를 유치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디지타임스가 IT 전문 매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는 동부 지역을 첨단 반도체 제조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부지와 기반시설 제공, 파격적인 세금 감면 등을 담은 종합 지원책을 SK하이닉스에 공식 제안했다. 이 움직임은 반도체 자국 생산으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인도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어서, SK하이닉스의 세계 생산 전략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 '핵심 동반자' 유치 위해 파격 조건 내걸어
인도 현지 언론 '데칸 크로니클'에 따르면 B. C. 자나르단 레디와 P. 나라야나 등 안드라프라데시 주 고위 장관들은 SK하이닉스 경영진을 직접 만나 투자 제안을 했다. 제안서에는 대규모 산업용 부지 맞춤형 할당, 각종 인허가를 신속히 처리하는 '일괄 승인 체제' 도입, 항만과 공항 등 핵심 물류 기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주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 법인세 감면 등 세금 혜택과 맞춤형 인력 훈련 프로그램 지원까지 약속하며 강한 유치 의지를 보였다. 까다로운 관료 절차를 줄이고 기업이 경영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신호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SK하이닉스가 지역 제조업 생태계 전체를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제안은 특정 기업 유치를 넘어, 다국적 반도체 기업을 자국으로 끌어들여 세계 공급망의 주요 국가로 서려는 인도의 국가 전략 하나로 볼 수 있다.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도 SK하이닉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여러 차례 인도 투자설이 나왔으나, 아직 인도에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인도 공식 거점은 2016년 모바일과 데이터센터 시장 수요에 맞춰 뉴델리 수도권(NCR)에 문을 연 영업·기술 지원 사무소뿐이다. 2023년 인도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현지 공장 설립 가능성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당시 회사는 포장·조립 시설 검토 소문에 "공장 설립을 위한 공식 협상이나 동반자 논의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韓·中·美 3각 편대…SK하이닉스 세계 생산 현주소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한국,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생산 거점을 운영해 왔으며, 주요 생산망은 다음과 같다.
한국: 이천·청주 M16(EUV D램)과 M15(낸드), 용인 신규 단지(2027년 HBM 생산 계획)
중국: 우시(D램), 다롄(낸드·옛 인텔 공장 인수), 충칭(포장)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고급 포장/연구개발(R&D) 공장(2028년 가동 예정, 39억 달러 투자, AI용 첨단 메모리 중심)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제안이 SK하이닉스의 기존 생산 전략에 변화를 줄지는 미지수다. 인도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 유치에 국가 차원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실제 투자에 나설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제안은 인도가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하려는 산업 전략의 하나지만, 실제 계약이나 투자 확정까지는 추가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기존 생산망을 중심으로 미국, 한국, 중국 거점 안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에 실제 생산시설이 들어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