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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카이치 승리 돌풍…엔화·국채 급락하고 증시는 사상 최고

BOJ 금리 인상 기대 약화…재정 확대 전망에 시장 요동
일본 여당인 자민당 대표로 새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여당인 자민당 대표로 새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의 친(親)부양정책 성향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사실상 차기 총리로 확정되면서 6일(현지시각)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엔화와 일본 장기 국채 가격은 급락한 반면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에 실시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의원이 예상 밖 승리를 거두자, 시장은 일본은행(BOJ)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동시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국채 가격을 끌어내렸다.

페퍼스톤 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다카이치 의원의 자민당 총재 선출은 위험자산에는 명확히 긍정적”이라며 “투자자들이 경기 부양책의 기대 효과와 국채시장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BOJ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다카이치 의원의 자민당 총재 선출로 차기 총리 취임이 가시화되자 엔화와 일본 국채는 급락했다.

엔화는 이날 달러 대비 1.8% 하락해 150엔을 넘어섰고, 유로 대비로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장기 국채는 정부 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0.17%포인트(17bp) 급등해 3.55%에 달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치인 1.68%까지 올랐고, 2년물 단기 국채 금리는 0.9%로 4bp 하락하며 장단기 금리 흐름이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조정했다. 오는 29~30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확률은 기존 60%에서 24%로 크게 낮아졌다.

소시에테제네랄(SG) 전략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다카이치 의원의 돌발적인 승리는 일본의 정책과 시장 전망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BOJ의 금리 인상 시점을 10월에서 12월로 늦췄다.

SG 전략가들은 “다카이치 의원의 발언만 놓고 보면 당장 대규모 재정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정책 성향과 과거 행보를 감안할 때 필요하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수단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엔화 매도세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유로/엔 환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엔화는 무역 가중치 기준으로도 저점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일본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에 외환 트레이더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 지수, 5% 급등...수출주 "날아올라"


재정 지출 확대 기대는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4.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자동차 등 수출기업 주가가 상승했고, 다카이치 의원이 국방 장비와 건설 분야에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 속에 관련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초 정치 명문가 출신인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고이즈미 의원은 재정 건전성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BOJ(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다카이치 의원의 깜짝 승리로 이러한 전망이 뒤집혔다.

블룸버그는 야당이 감세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오는 7일 예정된 30년물 국채 발행이 투자자들의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소재 일본 주식 리서치 업체 펠럼 스미더스 어소시에이츠의 펠럼 스미더스 매니징 디렉터는 “채권시장은 다카이치 의원의 친성장 전략이 공공부문 적자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적자 확대 우려는 엔화 매도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엔화 강세론자들은 BOJ가 확대 재정에 대응해 더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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