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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포스코, 인도 JSW와 6조원 제철소 건설…오디샤주 부지 확보 공식화

20년 전 실패 교훈 삼아 JSW가 부지 확보 전담, 포스코는 건설 집중
'자립 인도' 정책 힘입어 철강 허브 도약…일자리 2만 개 창출
포스코가 인도 JSW와 손잡고 6조 원 규모의 오디샤주 제철소 건설을 본격화한다. 최근 오디샤 주정부가 제철소 부지 확보 절차를 공식화하면서, 20년 전 실패를 딛고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JSW가 부지 확보를 먼저 전담하고 포스코가 건설에 집중하는 협력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인도 JSW와 손잡고 6조 원 규모의 오디샤주 제철소 건설을 본격화한다. 최근 오디샤 주정부가 제철소 부지 확보 절차를 공식화하면서, 20년 전 실패를 딛고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JSW가 부지 확보를 먼저 전담하고 포스코가 건설에 집중하는 협력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로이터

20년 전 부지 확보 문제로 좌초했던 12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 대형 사업의 악몽을 딛고 포스코가 인도 오디샤주로 돌아오기 위한 첫발을 뗐다. 인도 오디샤 주정부가 포스코와 현지 철강사 JSW의 합작법인이 추진하는 4000억 루피(약 6조 원) 규모 신규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가장 큰 난관이던 부지 확보 절차를 공식 시작했다고 인도 현지 언론 오디샤 바이츠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는 인도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자립 인도)' 기조에 발맞춰 동부 지역을 핵심 철강 중심지로 키우려는 인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담겨 있어, 포스코 숙원 사업의 성공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디샤 주정부는 최근 모한 마지히 주총리의 정치적 기반인 케온자르 지역에 들어설 연산 600만 톤 규모 신설 제철소의 토지 매입 절차를 시작했다. 합작법인의 공식 발표에 앞서 정부가 먼저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20년 전 포스코가 자가트싱푸르 지역에서 주민 반대와 토지 확보 난항 때문에 12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포기해야 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이번에 확보할 부지는 케온자르 내 파트나 테실(인도의 행정구역) 소속 8개 마을에 걸친 총 2466에이커(약 301만 평)다. 전체 부지는 국유지 976에이커와 사유지 1490에이커를 포함하며, 이 가운데 794에이커는 산림 지역이다. 특히 산림 지역 내 60에이커는 사유림이어서 따로 절차를 밟아야 할 전망이다. 주정부는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구체적인 시간표도 내놓았다. 우선 국유지 확보는 앞으로 두 달 안에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가장 민감한 절차인 사유지 매입을 위한 공식 공고는 오는 11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의 또 다른 중요 관문인 환경 인허가 신청은 올해 12월까지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실패 넘는 '현지화' 협력 모델

양사는 과거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 사업을 치밀한 전략 아래 추진한다. 최종 투자 구조는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확정하지만, 양사가 50대 50 지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JSW와 포스코 사이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눈에 띈다. 합의에 따라 가장 민감하고 지역 사회와 마찰 가능성이 큰 토지 확보를 포함한 모든 '사전 사업 준비'는 JSW가 전담한다. JSW는 이미 DGPS(차동위성항법시스템) 측량, 지형과 물류 조사, 산림·환경 인허가 획득을 위한 자문역 고용 등 사전 작업을 위해 1억 1500만 루피(약 18억 원)를 주정부에 맡기며 사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포스코는 이러한 사전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실제 제철소 건설 단계부터 본격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상승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JSW는 인도 내 대규모 사업 운영 경험과 현지 조달, 유통, 인허가 해결 역량에 강점을 지녔고, 포스코는 고강도·친환경 강재와 자동차·전기강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제공한다. 현지 사정에 밝은 JSW가 전면에 나서 초기 위험을 관리하고, 포스코는 자사의 강점인 제철소 건설과 운영 기술, 경험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인 셈이다.

인도 동부 '철강 허브' 부상 예고


이번 사업은 단순한 제철소 건설을 넘어 인도의 산업 지도를 바꿀 잠재력을 품고 있다. 사업 부지인 케온자르 지역은 인도 전체 철광석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 산지이며, 가까운 파라딥·담라 항만과 이어져 원자재 조달과 완제품 수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터를 갖추고 있다. 신설 제철소가 완공되면 빠르게 크는 인도 국내 시장은 물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공략하는 핵심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직접, 간접으로 2만 개가 넘는 새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를 크게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철도, 항만 등 주변 기반 시설 개발을 이끄는 연계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양사는 이번 협력을 배터리 소재, 신재생에너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로 넓힐 계획이다. 포스코의 저탄소·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강철 기술과 JSW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합쳐, 길게는 친환경 수소 기반 제철소의 시범 본보기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와 JSW의 오디샤 사업이 한국과 인도 경제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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