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개인 대출 부실 12.3% 급증, 부동산 부문보다 빠른 증가세
소득 감소·상환 능력 저하로 자산 건전성 악화, 정부 소비 촉진 정책과 상충
소득 감소·상환 능력 저하로 자산 건전성 악화, 정부 소비 촉진 정책과 상충

상하이, 선전, 홍콩에 상장된 본토 은행 45곳의 중간 공시를 분석한 결과, 부실 개인 대출은 작년 말 대비 12.3% 증가한 8410억 위안(1180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의 총 부실채권 증가율 4.7%(2조3000억 위안)와 부동산 부문 증가율 4.8%(3210억 위안)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자산 기준 상위 6개 국영 대형 은행 모두 개인 대출 사업에서 부실채권이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중국 1위, 3위, 6위 대출기관인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농업은행(ABC), 교통은행은 부실 소매 대출이 20% 이상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ICBC의 수치는 1230억 위안으로 급증했고, ABC는 1090억 위안, 교통은행은 370억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건설은행(CCB)과 중국은행(BOC)은 소매 부실채권이 각각 14.5%와 19.0% 증가했다.
무디스의 니콜라스 주 신용 분석가는 "신용도가 높은 소비자들이 레버리지 증가를 자제함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차용자로 남아 대출 기관의 자산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전반적인 중국 가계가 디레버리징을 하고 있는 반면,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위기로 모기지 대출이 줄어들면서 비모기지 소비자 신용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소매 대출 비율이 높은 중국우체저축은행(PSBC)도 부실 대출이 10% 이상 증가한 반면, 대출로 인한 이자 수입은 전년 대비 12.8% 감소한 870억 위안을 기록했다. 감소액은 127억 위안에 달해 전체 대출 감소폭인 116억 위안을 넘어섰다. 은행은 개인 대출로 인한 이자 수입의 급격한 감소를 "평균 수익률 감소"로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은행들은 금리가 여전히 낮고 암울한 거시경제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순이자마진이 기록적 저점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증하는 부실채권과 소매 대출로 인한 이자 수입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다.
2급 주식 상업 은행인 화샤 은행은 개인 부실채권이 24.7% 증가한 162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채무자의 소득 수준과 상환 능력의 일부가 떨어지는 외부 위험 상황의 영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도시 상업은행도 유사한 현상을 보고했다. 톈진은행은 부실 개인 대출이 15.7% 증가한 31억90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대출기관은 "거시경제 환경, 시장 금리 변동 및 기타 요인의 복합적 영향으로 일부 고객의 부채 상환 능력이 저하됐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지출 증대를 목표로 특정 개인 소비 대출에 대해 9월부터 이자 보조금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9월 18일 중국 인민은행 신용시장국장 양홍을 포함한 여러 중앙 정부 기관 관계자들은 금융기관에 "정책을 잘 활용하고, 신용 공급을 늘리고, 소비자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최적화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우려는 개인 소득에 대한 압력과 같은 뿌리 깊은 문제를 반영하고 있어 정부 정책의 효과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로디움 그룹의 올리버 멜튼 이사는 "중국 은행 시스템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실제 상황이 어떤지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주 분석가는 "무담보 소비자 대출에 대한 익스포저가 불균형적으로 큰 금융 기관은 더 높은 자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온라인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 소매 포트폴리오의 자연스러운 다각화 및 은행의 높은 대출 손실 준비금"이 새로운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