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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드론 전쟁, 세계 전쟁의 판도 대전환 가속화

"값싼 드론이 비싼 장비 잡는 시대·우크라이나 연 1000만대 생산 가능"
미국 공군 연구소(AFRL)에서 공개한 새로운 정보 요청(RFI)에 따르면, 미 공군은 기존 위성 항법이 방해를 받거나 스푸핑되는 환경에서 소형 드론 떼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원자시계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공군 연구소(AFRL)에서 공개한 새로운 정보 요청(RFI)에 따르면, 미 공군은 기존 위성 항법이 방해를 받거나 스푸핑되는 환경에서 소형 드론 떼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원자시계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이 전투 방식과 비용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고 있다고 지난 19(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드론을 활용한 새로운 전투 방식의 핵심은 값싼 드론을 대량 생산해 정찰·공격·방어에 활용하면서 비싼 기존 무기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가 유럽의 국방예산 확대와 '드론 방벽' 구축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나토와 미국의 군수 체계 개혁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구 소련식 무기에서 AI 드론까지


지난해 2월 전면전을 개시한 러시아군은 구 소련 군수 체계 장비와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에 의존했다. 그러나 곧이어 우크라이나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중국 DJI 사의 민수용 드론을 정찰에 활용한 뒤 공격·방어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광섬유 케이블과 풍선, 인공지능을 결합해 비행 거리와 타격력을 크게 늘리고, 드론 수십 대를 동시에 조종하는 '군집 공격'을 실전에 배치했다. 군집 드론은 여러 대의 드론이 협력해 적의 방어망을 압도하는 전술로, 마치 벌떼나 개미떼처럼 집단으로 움직이며 목표를 공격한다.

러시아도 즉시 비슷한 기술을 모방했으며, 값싼 드론으로 비싼 전투기와 장갑차를 무력화하는 구조가 전쟁 비용을 낮추면서 전투 경제학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 미 육군 참모총장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는 지난 17일 키이우 회의에서 "처음에는 서방 첨단 무기 체계가 우월했지만, 지금은 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의 비싼 무기들이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의 드론 방벽과 나토 협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동부 국경에 드론 방벽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라데크 시코르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드론은 실전 검증을 마쳤다고 평가했다. 나토 회원국들도 우크라이나 측과 드론 정보와 AI 기술 공유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국 일극 체제 흔들리다


세계 드론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던 중국은 더 이상 유일 강자가 아니다. 알렉산더 카미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지난해 국내 생산량이 200만 대를 넘었고, 자금 지원이 이어지면 내년에는 1000만 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산 드론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상황이다. 수중 드론을 활용해 흑해에서 러시아 함정을 효과적으로 견제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집권 대 분산 혁신 모델 충돌


러시아는 중앙에서 무기를 일괄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스타트업 방식으로 민간 기업과 군이 협업해 제품을 빠르게 개선한다. 전통적 군수 조달 절차가 관료주의에 묶여 있는 미국·유럽은 우크라이나 혁신 모델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투 경험이 서방에 군수 혁신의 시급함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드론이 전장의 균형을 재편하면서, 앞으로 국방 산업 구조는 물론 국제 외교·투자 전략에도 큰 변곡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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