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선사와 계약…“아시아 자본 참여” 싱가포르 플렉스 박스 쉬핑 추정, 2028년 하반기 인도 예정

선박들은 자회사인 HD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2028년 하반기부터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이다. 계약 상대방 구체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플렉스 박스 쉬핑(Flex Box Shipping)이 실제 주문사로 알려졌다. 주요 투자자가 아시아 자본이라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이 확보한 수주량은 총 90척, 122억 달러(약 16조9000억 원)로, 회사가 올해 목표로 세운 180억5000만 달러(약 25조 원)의 67.7%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전년 대비 33.7% 증가한 수주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1월에는 유럽 선사로부터 LNG 연료 컨테이너선 12척(약 37조2000억 원) 계약을, 7월에는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4척(약 8348억 원) 계약을 따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3대 조선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확보한 컨테이너선 수주는 52척, 83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수주 점유율은 25.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2%에서 크게 올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선박에 항만 사용료를 부과하면서 수주 경쟁에 영향을 끼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 선사 소유 선박에는 톤당 50달러(약 6만9000원),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는 톤당 18달러(약 2만4000원)의 항만 사용료가 부과된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수준보다 20% 줄이고,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삼았다.
클락슨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만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2020년 1억4500만 달러(약 2010억 원)에서 지난달 2억7350만 달러(약 3790억 원)로 89% 뛰었다. LNG 운반선은 같은 기간 1억8600만 달러(약 2570억 원)에서 2억5500만 달러(약 3530억 원)로 37% 올랐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을 교체하려는 선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 조선사 주문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컨테이너선과 친환경 선박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5대 조선사의 내년 수주액이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지닌 LNG 운반선 분야에서 내년 수주가 88척가량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 51척, 올해 예상 55척보다 크게 늘어나는 수준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