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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이저 석유 기업, '트럼프의 화석 연료 추진'에도 일자리 감축

코노코필립스·셰브론 등 대규모 감원 단행… 유가 하락·투자 심리 위축 원인
"수십억 달러 인수 불구, 비용 절감 압박"… OPEC+ 증산에 유가 상승 '난항'
세브론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 연료 생산 확대를 장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유가 하락과 신중한 투자 심리 때문에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14일(현지시각) 미국의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가 보도했다.

지난 9월, 텍사스에 본사를 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전 세계 직원의 최대 25%인 약 3,250명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170억 달러에 마라톤 오일(Marathon Oil)을 인수하며 사업을 크게 확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온 소식이다.

코노코필립스의 데니스 너스(Dennis Nuss)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회사인 셰브론(Chevron)도 2026년까지 최대 20%의 인력, 즉 9,000명을 해고할 계획을 발표했다. 엑슨모빌(ExxonMobil), 할리버튼(Halliburton), SLB 등 다른 석유 메이저들 역시 자본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유가가 상승했지만, 몇 년 전의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평균 원유 가격은 배럴당 약 64달러였으며, 이는 기업들이 시추를 계속할 수는 있었지만 예년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음을 의미한다. 코노코필립스의 이익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강력한 여름 수요가 정점에 달했으며, 4분기가 되면 전 세계 석유 소비가 둔화되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동맹국)의 공급 증가가 시장을 압도할 것이라는 것이다.

OPEC+는 10월부터 하루 13만 7천 배럴의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글로벌 유가를 더욱 하락시킬 수 있다. 올해 국제 유가는 이미 약 12% 하락했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올해 가동 중인 미국 굴착 장치의 수는 약 69개 감소한 414개를 기록했다.

텍사스의 석유 생산업체 라티고 페트롤리움(Latigo Petroleum)의 커크 에드워즈(Kirk Edwards) 사장은 "우리는 여기 페름기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에서 '기다림, 베이비 기다림'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많은 미국 생산업체들은 유가가 배럴당 70~75달러 사이까지 상승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석유 및 가스 허가를 가속화하고 탐사를 위한 연방 토지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러한 정책 중 일부는 시행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규모 인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화석 연료 회사들은 낮은 이익과 싸우고 있으며, OPEC+의 증산은 유가 상승을 어렵게 만들어 트럼프의 화석 연료 추진 정책이 시장 현실과 괴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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