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섬·프리츠커·무어 주지사 겨냥해 조기 네거티브 전략 가동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유산이 걸린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 승리를 위해 민주당 주자들을 미리 부정적 인물로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백악관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2028년 대선은 물론 2026년 중간선거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캘리포니아·일리노이·메릴랜드 주지사 집중 견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타깃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다. 이들 모두 2028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고, 특히 무어 주지사는 불출마 뜻을 밝혔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극좌 성향'이라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범죄와 노숙자 문제, 불법 이민 사안을 거론하며 뉴섬 주지사를 비판했고, 시카고를 '전쟁터 같은 폭력' 지역으로, 볼티모어를 '범죄의 지옥'으로 묘사하며 해당 주지사들을 겨냥했다. 최근에는 자신을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로버트 듀발로 묘사한 밈을 올리며 "시카고가 왜 국방부를 '전쟁부'라고 부르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이들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 주방위군 파견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정치 대립각을 세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보수연맹 매트 슐랩 회장은 "트럼프에게는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 그들을 자극하지 않을 수 없고, 매우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들이 그의 맞상대이자 훌륭한 맞상대"라고 평가했다.
개인 공격까지 동원한 견제 작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개인 차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뉴섬 주지사를 오랫동안 '뉴스컴(Newscum)'이라는 말로 깎아내려 온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구 재획정부터 고속철도 사업 지원까지 다양한 정책을 문제 삼으며 "이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손짓까지 조롱했다. '뉴스컴'은 뉴섬(Newsom)과 쓰레기를 뜻하는 스컴(scum)을 합친 말로, 뉴섬 주지사를 모독하려는 의도다.
프리츠커 주지사를 두고는 "무능하고 나약하며 한심하고 미쳤다"고 표현하며 체중을 조롱하기도 했다. 무어 주지사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복무 중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고 잘못 기재한 문제를 들어 "그의 정치 경력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무어 주지사는 2006년 백악관 펠로우십 지원서에 지휘관이 동성무공훈장을 받을 것이라고 했으나 서류 처리가 되지 않아 지난해에야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 반격과 2026년 중간선거 포석
민주당 주지사들도 맞불작전에 나섰다. 뉴섬 주지사와 그의 소셜미디어 팀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제 불능'으로 묘사하며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고, 프리츠커 주지사는 트럼프를 '독재자 지망생'이라고 반박했다. 무어 주지사는 볼티모어에 관한 비판에 "함께 시내를 걸어보자"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거절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이 같은 공세가 2028년뿐 아니라 2026년 중간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1기 시절 공화당전국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로나 맥대니얼은 "2028년 민주당 후보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을 부각시켜 그들이 얼마나 극단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가 반트럼프 색채를 입증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뉴섬 주지사는 가상의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사실상 민주당 저항 세력의 얼굴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승계 후보로 J.D. 밴스 부통령이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공화당에서 최고의 승률을 가진 것으로 본다고 시사했으나, 현재로서는 민주당 주자들을 정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