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카' 순항미사일 첫 공개로 러시아 칼리브르 견제…K9·천무 수출 확대

◇ 폴란드 WB그룹, 컨테이너 발사형 '란카' 미사일 공개
폴란드 방위업체 WB그룹은 지난 2일 남동부 도시 키엘체에서 열린 MSPO 2025 방산전시회에서 '란카(Lanca·창)'라는 이름의 신형 순항미사일을 첫 공개했다. 주로 무인항공체계로 유명한 WB그룹이 미사일 개발 분야에 진출한 것이다.
방산 전문가 아르카디우시 몰리스가 전시회 공식 개막 하루 전 소셜미디어 X에 공유한 사진들에 따르면, 란카 미사일은 지상이나 해상 플랫폼에서 컨테이너 발사 방식으로 운용되도록 설계됐다. 접이식 날개와 고체연료 부스터를 장착해 초기 고도와 속도를 확보한 뒤 터보제트 엔진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특히 미사일 앞부분에 특별한 절개 부분이 있어 탐색기나 지형 추적 비행을 위한 광학 항법 시스템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시된 물체가 실물 크기 시제품인지 축소 모형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거리나 탑재량, 탄두 종류 등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CGR-080 미사일 합작생산 확대
같은 날 WB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내 CGR-080 유도미사일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정을 체결했다고 블라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이 발표했다.
협정에 따라 양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지분을, WB그룹 자회사인 WB일렉트로닉스가 49% 지분을 갖는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새 공장에서는 사거리 80㎞인 239㎜ CGR-080 유도미사일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미사일은 폴란드가 도입한 한국 K239 천무 다연장로켓시스템을 폴란드 시장에 맞게 개발한 '호마르-K'에 사용된다.
코시니악-카미시 장관은 서명식에서 "이번 협정을 통해 폴란드는 현대적 미사일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상당한 기술 이전을 받게 된다"며 "우리가 점점 더 독립적이고 안전하며 더 잘 준비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WB그룹 피오트르 보이치에호프스키 회장은 지난 4월 양사 간 가계약 체결 당시 "3년 내에 미사일이 생산라인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동유럽 방위산업 역량 강화 가속화
호마르-K 다연장로켓시스템은 폴란드 포병 현대화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다. 원래 K239 천무를 바탕으로 하되 현지 업체인 옐츠가 생산한 차체로 바꾼 개량형이다. 새 공장에서는 앞으로 천무 발사기를 주문할 동맹국들을 위한 장비도 생산할 예정이다.
폴란드 란카 순항미사일 공개는 컨테이너 발사 능력과 장거리 항법 시스템을 갖춘 설계로 볼 때, 러시아 칼리브르에 맞서는 폴란드 자체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폴란드는 올해 최대 규모인 '아이언 디펜더-25' 군사훈련 준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3만 명 이상 병력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에서는 에이브람스 전차와 천무 발사기 등 첨단 장비가 동원되며, 육·해·공군과 사이버 영역을 아우르는 폴란드 광범위한 '동방 방패' 방어전략의 일환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