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투자 넘어 추가 협력 기대…북핵 해법, 원자력 협정 개정도 핵심 의제 올라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과 중국 견제 전략 조율…한국, 미국 원전 협력 강화 추진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과 중국 견제 전략 조율…한국, 미국 원전 협력 강화 추진

◇ 방위비 분담과 한미동맹 새 단장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한국이 충분히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 비판해 왔다. 현재 한국에는 2만8500여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5년간의 분담금 계획에 따라 2026년 첫 해에 지난해보다 8.3% 증가한 1조5000억 원(약 10억9000만 달러)을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동맹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국방비를 확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는 GDP의 2.3%인 61조2500억 원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을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 주요 의제”라며 “방위비 인상과 7월 체결된 무역 협정 이행 강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차관은 한국이 북한 억제에 중심 역할을 하면서도 동맹 현대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군의 역할을 북한 대응에서 대만해협 긴장 관리와 중국 견제로 확대하는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한국 외교부 조현 장관은 “대만해협 유사 시 미군 재배치 협상은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양국은 이 문제를 전략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
◇ 북핵 대화 재개와 기업 투자 확대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임기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및 긴밀한 협조 의사를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텍사스 첨단 반도체 공장, 현대자동차의 조지아 자동차 공장, 한화그룹의 미국 조선소 확장 프로젝트 등이 정상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 직접투자는 1500억 달러(약 207조7200억 원)에 이르러 미국의 한국 투자액의 6배 수준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3500억 달러(약 484조6800억 원) 규모 투자 협력 패키지 외에 추가 투자 방안도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 원자력 협력과 조선 분야 협의
한미 양국은 원자력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과 우라늄 농축 권한을 얻기 위한 협정 내용을 바꾸려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핵무기 개발 목적이 아닌 산업과 환경 차원에서 협력하기 위해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협정에선 미국 동의 없이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질 재처리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조선업 협력도 주목받는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 등 미국 내 조선 활동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 해운 산업 활성화를 위해 1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회담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국방·안보 분야에서 방위비 분담 및 미군 역할 재조정,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협력 강화, 그리고 한국 기업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원자력 협력 확대 등 포괄적 동맹 ‘새 단장’을 위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