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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 서방의 이란 제재 복원 반대…E3 '스냅백' 경고에 긴장 고조

8월 말 유엔 제재 복원 기한 임박…이란 “330만 배럴 원유 생산, 추가 제재도 견딜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의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의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와 중국이 영국·독일·프랑스(E3)가 이란 핵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유엔 제재 복원을 준비하겠다고 밝히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서방이 이란을 압박할 외교 수단이 약화될 수 있고, 국제사회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위크가 21(현지시각) 보도했다.

◇ 유럽협상 실패 땐 제재 복원…러·국제법 위반반발


영국·독일·프랑스는 이란이 오는 8월 말까지 새로운 합의에 응하지 않는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31호에 따른 스냅백 제재를 가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조항은 2015년 체결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이란이 농축 우라늄 활동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제재가 되살아나도록 한 장치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E3)가 경고한 스냅백 제재가 실제로 발동될 경우,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31호와 기존 이란 제재의 내용에 따라 △ 자산 동결 △ 여행 금지 △ 무기 금수 △ 금융 제한 △ 화물 검색 및 압류 △ 에너지 분야 압박 △ 일반 교역 제한 등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이전에 시행돼 이란 경제와 교역, 국제 금융 접근을 크게 제한했던 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이며, 유엔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구속력이 강한 조치이다.

이에 최근 이란 정부는 이런 제재가 복원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의 유엔 빈 주재 국제기구 상임대표는 사회관계망 ‘X’를 통해 유럽 측은 스스로 규정을 어겼으면서도 스냅백을 발동하려 한다이는 국제법의 기본 원칙을 어기는 일이라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스냅백은 신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회담 재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안보리의 조치는 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란, ·러 지원에 힘입어 제재는 버틸 수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최근 양국 외교관을 만나 “E3의 파괴적 접근에 공동으로 대응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X 계정에서 유럽은 결의안 2231호의 종료 시점을 무시하고 있다. E3는 스냅백을 발동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추가 제재에도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은 하루 평균 약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으며, 중국과의 원유 거래와 러시아와의 전략 협력을 통해 외환 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와 중동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이란의 서방 위협에 대한 정치적 버팀목이 되고 있으며, 미국이 군사적 수단에 더 기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다나 스트라우크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이 스냅백을 무력화하면 서방의 외교적 압박 수단은 사실상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8월 말 분수령…국제 갈등 불가피


E3는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이달 말 안보리에 스냅백 발동을 공식 제기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국제사회 내 권한 다툼이 불가피하다.

올해 10월 중순 JCPOA 자체가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서방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고, ·러는 유럽의 외교적 압박을 견제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중동 안보와 국제 원유 시장 변동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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