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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화 스테이블코인' 야심, 아시아 암호화폐 논쟁 불 지펴

디지털 자산 시장 육성 위해 발행 추진…한은 총재 "수요 충분할지 의문" 우려
美, '달러 페깅 코인' 법안 통과…韓-홍콩, 아시아 허브 경쟁 격화
한국이 원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며,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이 원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며,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 새 정부가 디지털 자산 시장을 육성하고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전통 통화에 고정된 디지털 토큰인 원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며,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한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달러 페그 스테이블코인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가운데, 암호화폐 기술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둘러싼 광범위한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2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주 디지털 자산 산업에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했으며, '암호화폐 주간'에 승인된 법안 중에는 달러 페그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위한 연방 프레임워크를 설정하는 'GENIUS 법안'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 심리를 고무시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암호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 가격을 사상 최고치인 12만3000달러(약 1억7000만 원)를 넘어서게 했다.
한국 정부의 원화 페그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은 기술 기업과 은행 모두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과연 현지 통화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디지털 자산 법안에 따르면, 최소 자본금 5억 원(약 36만 달러)인 기업은 거래소를 위한 안전한 준비금을 마련할 승인된 계획이 있을 경우, 금융 규제 당국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보유자들이 코인 구매자의 돈으로 매입한 단기 채권에 대한 이자로 꾸준한 수입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망한 발행자 중에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거대 기업들이 광범위한 결제 및 거래 네트워크와 인프라 덕분에 앞서 있다.

시장의 낙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통화 안정성과 자본 유출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제기하는 위험에 대해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달 초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포럼에서 "규제되지 않은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면 달러 표시 코인으로의 교환이 빨라지고 자본 흐름 관리가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6월에도 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화폐 발행 권한을 가진 중앙은행이나 일반 은행과 달리 코인 예매 런을 방지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을 포함한 국내 8개 상업은행이 공동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테더(Tether)의 USDT 및 서클(Circle)의 USDC와 같이 성공적으로 페깅되고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이 있지만, 업계는 여전히 2022년 5월 테라(TerraUSD)와 루나(Luna)의 급락 사태라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최동범 교수는 실제 통화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은 테라와 루나처럼 붕괴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의 실패가 미국 통화 자체가 아닌 루나의 지원을 받아 가치를 달러에 고정시키려는 '알고리즘'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테더와 서클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국채와 같이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자산을 매입한다. 실제로 테더와 서클의 국채 보유액은 1월 1,660억 달러에 달하며 아일랜드와 스위스와 같은 유럽 국가들의 보유액에 근접한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홍콩도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월 홍콩 입법회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대중이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불리시(Bullish)의 규정 준수 그룹 이사인 프리스킬라 아담스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2022년 3월 1,670억 달러에서 현재 약 2,550억 달러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

홍콩 핀테크 협회 이사이기도 한 아담스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라며 "규제되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통화청(HKMA)의 에디 유(Eddie Yue) CEO는 "스테이블코인은 투자나 투기 수단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결제 수단의 일종"이라고 강조하며, 8월 1일부터 발효되는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중국 본토 당국은 2019년부터 비트코인 및 기타 디지털 통화 거래를 금지했지만, 중국인민은행 자문관 황이핑(Huang Yiping)은 최근 홍콩에서 제정된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법안이 중국이 국경 간 거래를 정산하는 데 있어 자국 통화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중국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중국 본토와 달리 자본 통제를 받지 않는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는 위안화(RMB)에 대한 역외 시장이 있으며, 역외 시장이 발전하면 향후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 홍콩, 중국 본토가 각자의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하며, 아시아가 글로벌 암호화폐 논쟁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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