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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미 수출 43% 급감에도 대아세안·EU 수출 증가...베트남 경유 급증

베트남 환적 40% 관세 적용, 인도네시아 경유 8억 달러...미국 '원산지 세탁' 차단 강화
컨테이너가 2025년 4월 3일 태국 방콕의 방콕 항구에 정박해 있는 동안 화물선에 적재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컨테이너가 2025년 4월 3일 태국 방콕의 방콕 항구에 정박해 있는 동안 화물선에 적재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중국의 무역 패턴을 뿌리부터 바꿔놓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폭락하는 가운데 아세안과 EU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가는 우회 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7(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미국 인구조사국 발표 수치를 토대로 중국의 지난 5월 대미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0억 달러(204900억 원) 상당의 상품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은 4.8% 늘었다.

이는 아세안 무역블록으로 보내는 물량이 15% 늘고 EU 수출이 12% 증가해서 미국 수출 감소분을 메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마크 윌리엄스 수석 아시아 경제학자는 이 데이터가 "정말 놀라운 패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동남아시아 환적 급증과 미국의 맞불 작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가는 중국의 우회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따로 조사를 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베트남을 거쳐 간 중국 수출품은 34억 달러(46400억 원)로 전년 동월보다 30% 늘었다. 인도네시아를 통한 간접 무역도 눈에 띄게 증가해 올해 5월 약 8억 달러(1조 원)가 옮겨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 5월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이런 우회수출 증가에 맞서 미국은 베트남을 통해 경유하는 상품에 40%의 관세를 매기는 것을 포함하는 베트남과의 무역 협정을 이번 주에 맺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중국의 미국 재수출을 겨냥한 조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데이터를 보면 올해 5월 베트남에 보낸 인쇄 회로, 전화기 부품, 평판 디스플레이 모듈 같은 전자 부품 수출은 1년 전보다 54% 또는 26억 달러(35500억 원) 늘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관세 인상이 오는 8월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 중단은 오는 9일에 끝나며, 향후 협상에는 추가 우회수출 부과금도 포함될 수 있다. 아직 수십 개국이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지 못한 상황이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신흥시장 부상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인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무역연구이니셔티브(GTRI)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 설립자는 "인도의 전자제품 및 기계류 수입 증가(대부분 중국산 수입)와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는 글로벌 공급망이 관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의 대미 수출은 5월에 1년 전보다 17% 늘었고, 중국과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은 22.4% 증가했다. 트럼프 관세의 영향이 스마트폰에 집중됐는데,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의 조립을 빠르면 내년에 인도로 옮기기로 한 애플의 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올해 5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년 전보다 20% 늘어 11억 달러(150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일회용 전자담배가 가장 큰 품목에 속했다. 아부다비상업은행의 모니카 말리크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은 인구가 늘고 있고, 강력한 투자 프로그램이 있으며, 현지 제조업이 거의 없는 이 지역의 상품과 수요를 겨냥해 다른 시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 화물도 크게 줄었다. 월드ACD 데이터를 보면 6월 첫째 주에 날아간 충전 가능 중량은 1년 전보다 19% 줄었다. 이는 트럼프가 테무(Temu)와 쉬인(Shein) 같은 소매업체가 800달러(109만 원) 미만의 상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최소 한도(de minimis)' 규칙을 중국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후 나타난 변화다.

유럽의 경우 중국의 과잉 수출품이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기보다는 유럽에서 직접 소비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EU는 자체 '최소 한도' 규칙을 없애고 각 패킷에 2유로(3200 )의 취급 수수료를 매길 계획을 갖고 있다

브뤼셀 콘퍼런스 보드의 마리아 데메르치스는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중국으로부터의 주요 무역 방향 전환은 중국산 저가 패키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온라인 판매자를 위해 모든 사람을 공격하는 광고의 수에서 이를 볼 수 있다""그 품목들은 재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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